[단독]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독일 우승 이끈 'SAP 스포츠 솔루션' 도입 초읽기

2015-10-19 17:55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 닛산 스타디움에서 SAP, 시티풋볼클럽(CFG), 요코아하 마리노스, 닛산 자동차의 공공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로엘 드 브리스 닛산 글로벌 마케팅 총괄 부사장, 크리스 버튼 SAP 글로벌 스폰서십 부사장, 카에츠 아키라 요코하마 마리노스 회장, 오마르 베라다 CFG 커머셜 총괄. (사진=한준호 기자) 


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요코하마) =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에 독일 소프트웨어(SW)업체 SAP가 개발한 스포츠 솔루션이 이르면 내년 상반기 도입될 전망이다. 

SAP와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19일 "현재 SAP와 KFA 측이 솔루션 도입을 위한 사전 접촉이 진행 중이며 순조롭게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국가대표 축구팀에 솔루션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리스 버튼 SAP 글로벌 스폰서십 부사장도 지난 17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아주경제와 단독으로 만나 "양측의 구체적인 협의 사항은 확인이 필요하지만 상당 부분 진척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한국의 축구 대표팀이) 경기력 향상에 고민이 있다면 기꺼이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9월 SAP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KFA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NFC)를 방문해 관계자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으며, 8월에는 울리 슈틸리케 국가대표 감독과 KFA관계자가 독일 SAP 본사를 직접 방문해 독일 축구팀의 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투자 등에 대한 설명을 듣기도 했다.     

SAP가 개발한 축구 전문 솔루션 'SAP 매치 인사이트'는 스포츠에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을 융합시킨 IT솔루션으로, 이를 전격 도입한 독일 축구국가대표팀이 지난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24년 만에 우승컵을 거머쥐면서 큰 화제가 됐다.

특히 SAP 솔루션을 활용해 출전 선수들의 체계적인 최종 엔트리 선정과 과학적인 상대팀 분석이 독일의 대회 우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SAP에 따르면 'SAP 매치 인사이트'는 훈련 중 골키퍼를 제외한 모든 선수들은 양쪽 무릎과 어깨에 총 4개의 센서를 부착한다. 골키퍼의 경우는 양쪽 손을 포함해 총 6개의 센서가 부착되며, 센서 1개 당 전송되는 데이터는 1분에 1만 2000여개에 이른다.

이를 통해 선수의 운동량, 순간 속도, 심박수, 슈팅 동작, 공의 방향 등에 대한 수많은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분석되며, 이 분석 결과는 태블릿PC를 통해 감독과 선수단에게 바로 전송돼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다.

총 90분의 경기 동안 누적되는 수백만개의 데이터 분석결과는 상대팀에 대한 대응 전략을 세우고 교체선수를 지명해야 할 때, 선수 개개인을 위한 최적화된 훈련 과정을 짜는데도 기초 설계가 된다. 

글로벌 축구 사업을 펼치는 시티 풋볼 그룹(CFG)은 산하 구단인 영국 맨체스터시티, 뉴욕시티, 멜버른 시티, 요코하마 F 마리노스 등을 통해 SAP 매치 인사이트를 도입하며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7일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카에츠 아키라 요코하마 마리노스 회장은 “SAP솔루션은 스타디움을 찾는 고객을 늘리고, 선수들의 인재 관리에 적극 활용될 것“이라며 ”성적으로 말하는 프로 스포츠의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SAP솔루션 구축에 고가의 비용이 들어가는 것으로 전해져 한국 국가대표 축구팀이 도입을 하더라도 국내 타 프로 종목으로의 확산은 추이를 지켜봐야 알 것으로 보인다. 성공을 100%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막대한 투자는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스포츠 전문가는 "SAP 솔루션 도입 비용이 엄청난 것으로 알려져 국내 프로구단으로의 전이 여부는 예측하기 힘들다"면서도 "IT기술인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을 스포츠와 융합시킨 솔루션인 만큼, 경기력의 질적 향상과 함께 구단 운영관리의 효율화, 경기장을 찾는 축구팬을 늘리는 직접 효과 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