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행자부, 제3회 지방자치박람회 앞두고 ‘잡음’

2015-10-16 07:17
또 석연치 않은 기획사 선정 과정 …의회와 심각한 마찰 등

이춘희 세종시장이 15일 제3회 지방자치박람회 개최 등 정레브리핑을하고 있다.


아주경제 서중권 기자 =지방자치 출범 20주년을 맞아 세종시에서 개최되는 ‘제3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박람회 개최’가 석연치 않은 기획사 선정과정으로 잡음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춘희 시장과 임상전 시의회 의장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등 대내외적인 세종시 위상이 흔들리고 있어 성공의 ‘적신호’를 보이고 있다.

이번 지방자치박람회는 17개 시.도가 참석해 오는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사흘간 지역별 정책방향과 비전, 향토자원 등을 알리는 등 폭넓은 행사를 갖는다.

이 시장은 15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제64회 정례브리핑을 갖고 성년이 된 지방자치를 기념해 행정자치부(장관 정종섭)와 지방자치발전위원회, 지방4대협의체, 열린사회시민연합과 공동 주최로 세종시에서 열린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이 행사준비를 위해 지난달부터 T/F를 구성해 운영하는 한편 시와 행자부, 지방4대협의회 등이 참석해 정부합동추진상황 보고회를 갖는 등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과정에서 이 행사를 주관하는 기획사선정의 석연치 않은 과정과 의회 간 갈등 등의 문제로 논란이 일었다.

다음은 이 시장과 본지기자와의 질문과 답변을 요약했다.

►기획사선정 : 질문(기자)=복숭아축제 등 축제 행사를 맡아 진행하는 기획사 선정과 관련 오해소지를 불식시키기 위해 제안입찰방식을 탈피하고 조달입찰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답변(이시장)=오히려 조달입찰은 위험한 발상이다. 나름 열심히 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입찰을 하는데 의혹 제기는 듣기에 거북하다. 세종시 축제를 하는데 왜 이 곳 정서도 모르는 조달청에 행사를 맡기는가.

질문(H기자)=선정된 기획사의 회사 이름은?

답변(이시장)-=브리핑룸에 배석한 담당에게 묻자, 담당은 ‘지움컴퍼니’라고 답변.

질문(기자)=‘지움컴퍼니’는 지난번 조치원복승아 축제를 맡은 기획사인데 본사는 천안, 천안업체가 세종시 정서를 잘 알아서 선정 됐나요? 선정과정에서 의혹을 제기했던 업체인데…

일부 기자들(브리핑이 끝난 뒤)=한 업체가 큰 축제행사에 두 번씩이나 선정된 것은 무언가 있지 않은가, 석연치 않은 과정 취재할 필요 분위기 ‘확산’

► 시 의장 축사영상 배제 논란 :질문(기자)= 지난 세종축제 임상전 시의회 의장 축하영상 배제를 놓고 집행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시장의 견해는.

답변(이시장)=담당 과장이 병원에 입원한 관계로 행정착오로 빚은 결례. 추후 이 같은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의전에 최선을 다할 것

이날 이 시장의 답변은 진솔한 해명과는 거리가 먼 구차한 변명과 진실성이 없어보였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기획사 선정의 경우 이 시장이“(제안입찰방식보다) 조달입찰이 위험한 발상”이라고 답 한 것은 몰라도 한참 모르는 것인지, 제안입찰을 합리화하기 위한 임기웅변인지는 전문가의 견해에 맡기기로 하자.

그러나 “세종축제를 하는데 왜 정서도 알지 못하는 조달에 맡기느냐”는 답변은 어처구니 없다. 현재 세종시에는 억 단위 이상의 축제행사 기획을 맡아 진행할 수 있는 업체는 한 곳도 없다. 대전의 7-8개사와 서울의 업체 등에서 지금까지 세종시의 모든 축제행사를 도 맡아왔다. 이들 쟁쟁한 업체들이 올해 치룬 복숭아축제에 홀연히 등장한 ‘지움컴퍼니’에 밀려났다.

이 기획사는 본사가 천안으로 지난 복숭아축제에 이어 이번 행사에도 선정됐다. 이 시장의주장대로 라면 천안의 이 업체는 세종시의 정서를 가장 잘 알아 선정됐다는 결론이다.  

본지 기자는 복숭아축제와 관련해 지난 8월 <서중권 기자의 이슈진단> ‘세종시, 해마다 고질병 돋는 복숭아 축제 수술하라’와 ‘복숭아축제 대행사 선정 예측은?’이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2차례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 같은 근거를 들어 문제점을 제기하고 투명한 절차를 제시한 기자에게 “듣기 거북하다”며 발끈하는 이 시장의 속내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임상전 시의회 의장의 축사배제 논란과 관련해 이 시장은 담당과장이 병원에 입원, 자리를 비운 과정에서 벌어진 의전 실수라고 둘러댔다.

이는 사실을 왜곡한 것도 문제지만 실수(이 시장 주장)를 부하 직원에게 돌리는 리더의 모습은 궁색하기 짝이 없다.

시장과 의장 두 수장 간 오해와 갈등으로 빚어진 파열음은 의정공백을 초래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양새로 시 위상을 깎아내리고 있다.

그런데도 이 시장은 이날 출입기자들과의 브리핑자리에서 시민들에게 ‘사과’한마디 하지 않은 채 “앞으로 의전을 잘 챙기겠다”는 정도의 답변으로 넘어갔다. 많은 기자들이 “실망했다”며 입을 모았다.

이날 집행부 고위인사가 임 의장을 찾아 화해를 간청했다. 그러나 임 의장은 사실이 밝혀질 때 까지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보고 돌려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의장 측근은 “임 의장이 주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오는 19일 임시회에 참석해 정상적인 의정활동을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