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냉정과 열정 사이’ 닛산 맥시마
2015-10-15 10:42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차를 아는 이들이라면 닛산 맥시마를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1981년 탄생한 맥시마가 한국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4세대 모델이 나온 1995년 이후다. 1998년 당시 삼성자동차가 승용차를 처음 생산하면서 내놓은 SM5의 원형이 바로 닛산 맥시마였다. 4세대 모델은 닛산의 자랑거리인 VQ 엔진을 탑재했고, 강력한 퍼포먼스와 안정감있는 주행성능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후 5세대 모델은 ‘닛산 디자인 아메리카’에서 디자인했고, 6세대 모델부터는 미국 스미나 공장에서 생산하며 미국시장에 초점을 맞췄다. 이런 특성은 7세대 모델에서 절정을 이뤘다.
닛산은 8세대 맥시마를 선보이며 아시아의 첫 진출국가로 한국을 선택했다. 독일을 비롯한 유럽 세단이 득세하는 한국에서 제대로 인정받겠다는 의도다.
신형 맥시마의 첫인상은 한마디로 독특하다. 평범하고 무난한 성격의 경쟁차에 비해 ‘스포츠 세단’을 지향하는 바가 스타일에 뚜렷이 드러나 있다. 2014년 북미 오토쇼에 선보였던 ‘스포츠 세단 콘셉트’의 디자인을 가져온 차체는 매우 육감적이다. 이 느낌은 프런트 펜더를 타고 온 라인이 도어에서 내려왔다가 C필러 쪽으로 치고 올라가는 ‘킥 업 벨트라인’에서 절정을 이룬다. 헤드램프 디자인은 ‘호불호’가 나뉠 듯하다. 시승에 참여한 기자들 중에도 ‘멋있다’는 의견과 ‘어색하다’는 의견이 공존했다.
이와 달리 인테리어 구성과 마무리는 이견이 없을 만큼 훌륭했다. 스티칭이 들어간 대시보드, 고급 가구 같은 느낌의 마호가니 우드 트림, 다이아몬드 퀼팅 시트까지 손에 닿는 부품들이 프리미엄 브랜드 수준의 고급스러움을 뽐낸다. 다만 트렁크 안쪽은 스피커와 우퍼가 노출된 탓에 짐을 많이 실으면 손상될 우려가 있다. 좀 더 깔끔하게 마감하면 좋을 듯하다.
파워트레인은 V6 3.5ℓ 가솔린 엔진과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를 조합했다. 이 조합은 이미 한국에 소개된 알티마 3.5와 무라노 등에서 선보인 바 있다. 맥시마는 이보다 한층 강력해진 303마력의 최고출력과 36.1㎏·m의 최대토크로 무장했다.
붉은색 조명을 더한 시동 버튼은 기어 레버 앞에 달렸다. 시동을 건 후 곧바로 기어 레버를 잡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 출발은 경쾌하고, 가속 페달을 끝까지 밟으면 6000rpm까지 거침없이 치솟고 동시에 속도가 빠르게 올라간다. ‘굼뜨고 밋밋하다’는 무단변속기에 대한 통념은 적어도 이 차에서 통하지 않는다.
맥시마의 표시연비는 도심 8.5㎞/ℓ, 고속도로 12.1㎞/ℓ다. 동급에서 포드 토러스 3.5(도심 7.9, 고속도로 11.7)나 쉐보레 임팔라 3.6(도심 7.7, 고속도로 12.0)보다는 좋고, 도요타 아발론(도심 8.5, 고속도로 12.2)과는 비슷한 수준이다. 고속주행과 급가속이 이어진 이번 시승에서는 7.0㎞/ℓ를 나타냈다.
맥시마는 한가지 트림만 나오고 가격은 4370만원이다. 동급에서는 쉐보레 임팔라에 이어 두 번째로 가격이 저렴하다. 뛰어난 연비와 파워 넘치는 주행감각, 경쟁력 있는 가격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춘 맥시마가 시장에서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