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EP,독일통일 25주년: 동독지역의 발전상과 한반도에 대한 함의 세미나 개최

2015-10-13 08:48

아주경제 박흥서 기자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이일형)은 ‘독일 통일 25주년: 동독지역의 발전상과 한반도에 대한 함의’를 주제로 기획재정부의 후원을 받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Institut für Wirtschaftsforschung Halle: IWH)와 함께 13일 서울 웨스틴 조선 호텔에서 세미나를 개최하였다.

이일형 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올해는 독일이 분단 45년 만에 통일을 이룬지 25주년이 되는 해로, 통일 이후 동독경제의 발전과정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문제점, 그리고 그에 대한 대처 방안은 통일을 앞둔 우리에게 시사 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드레스덴 선언 이후 한국의 기획재정부와 독일 연방재무부는 통일연구를 위한 한·독 경제정책네트워크에 대하여 합의하였고, 그 후속조치로 독일의 대표적 통일경제 연구기관인 할레경제연구소(IWH)와 한국의 대표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을 중심으로 정책네트워크가 발족되었다.

이번 세미나는 작년에 이어 이 공동 연구협력 네트워크의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두 번째 세미나로 한독간 정책경험을 공유하고 더 나아가 이 네트워크가 한반도의 통일에 기여하는 네트워크로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최희남 기획재정부 국제경제관리관은 경제개혁과 구 동독 지역 개발전략을 앞세운 정책을 통해 성공적인 통일을 이룩한 나라로 평가되고 있는 독일이 통일의 사전 준비과정과 통일 후 통합 과정에서 얻은 경험은 한반도의 통일 역량을 강화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축사하였다. 이러한 맥락에서 오늘 세미나에서 통일 한국을 이룩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와 해법들이 제시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후 세미나는 독일의 통일 경험과 동동지역의 발전상 및 체제전환국의 경제발전 경험에 관한 세션(좌장: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대학원장)이 진행되었다.

세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IWH 게르하르트 하임폴드(GerhardHeimpold) 박사는 통일 후 동독 각 지역 발전패턴과 Industrial Core유지정책에 관한 연구를 발표하였다. 통일 후 90년대 초반 산업쇠퇴를 겪은 동독은 이후 제조업 부활을 위한 재산업화(re-industrialization) 정책을 추진하였는데 하임폴드 박사는 각 Industrial Core지역들의 사례연구를 통해 각 지역의 경제성장 요인을 분석하였다.

하임폴드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해당 기업 및 단지의 성공은 산업간 계열관계 또는 역사적 기원과 무관하며, 사유화정책이 해당 지역 발전의 주요한 요인이나 이외 다양한 변수(정치 지도자 공약 등)들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였다.

또한 하임폴드 박사는 사유화 이전 재건 정책이 industrial core형성에 중요한 요인이 되기도 하지만 이와 함께 투자자의 사업 콘셉트(concept)와 기업경영정상화가 필수적 요인이 된다고 강조하였다.

두 번째 발표자인 Axel-Lindner 박사(IWH-Halle)는 통일 후 동독지역 융합과 동-서독 인구이동에 관한 연구(Convergence between East German Regions and East-West Migration)를 주제로 한 발표를 통해, 통일 이후 동독지역 불균형 발전과 동-서독 인구이동의 연관성에 대한 논의를 다루었다.


독일은 통일을 이룩한 지 25주년이 되었으나 독일의 각 주별 1인당 GRDP 변동성은 서독에 비해 동독이 현저히 낮으며 지속적 감소추세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통일 이후 동독 각 주의 실질 GRDP는 차이가 있어 동독 주 간 불균형 발전양상이 뚜렷이 나타나는데, Linder 박사는 그 주요 원인을 일부 동독 주의 급격한 인구유출로 인한 인구 감소세에서 비롯되었으며, 인구 유출의 상당부분은 서독지역으로의 인구이동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하였다.

즉 통일 이후 동독에서 서독으로의 인구이동은 동독 주간의 실업률 격차를 줄였으며, 결과적으로 동독 각 주의 1인당 GRDP 편차가 낮게 유지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독일 연방 주간 국내 인구 이동의 감소세 및 동독 노동시장의 안정세에 근거, 향후 각 주들의 1인당 GRDP의 차이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의 정형곤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김정은 집권이후 경제분야에서 다양한 변화를 도모하고 있어 북한경제의 변화를 전망하고, 개혁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기 위해 체제전환국의 경제성장 결정요인을 분석하였다. 먼저 체제전환국의 경제성장 결정요인 분석은 두 가지 방법으로 진행되었다.

첫째, 체제전환국의 경제적 초기조건과 경제정책 변수들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과 각 변수간 상호작용에 대해서 분석하고 북한의 경제개혁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였다.

정형곤 선임연구위원은 시장경제제도로의 개혁과 안정화 정책과 같은 경제정책도 중요하지만, 체제전환 초기 10년 동안은 이러한 경제정책의 긍정적 효과보다는 개혁이전의 경제적 초기조건의 부정적 영향이 경제성장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침을 강조하였다.

특히 경제적 초기조건 중에서 사회주의적 성향을 나타내는 억제된 인플레이션, 계획경제 존속기간, 개방도, CMEA 무역의존도의 변수와 사회주의 경제성과를 나타내는 개혁이전의 소득수준, 산업왜곡도의 변수가 중요한 초기조건임을 강조하였다.

많은 체제전환국들이 개혁초기 10년 동안 체제전환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은 경제개혁의 속도가 늦어서라기보다는 상기 경제적 초기조건의 부정적 영향이 매우 컸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둘째, 경제성장 결정요인을 전 세계 125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하고, 소득 수준별로도 분류하여 분석하였다. 북한은 저개발 국가이면서 체제전환(대상)국의 성격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바, 북한의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정책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체제이행국과 저개발국의 경제성장 결정요인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이들 공통요인을 감안하면 북한의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국내투자와 외국인 직접투자, 수출산업의 육성, 산업인프라 건설이 중요하고, 체제전환기에는 특히 안정화 정책과 소규모 사유화, 국유기업의 구조조정, 외환 및 무역자유화 정책이 중요하다고 언급하였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경제적 변화가능성을 예측하기 위해 동유럽 체제전환국들의 경제적 초기조건을 근거로 주성분 분석(PCS)을 실시한 결과, 북한은 사회주의적 성향이 매우 강하고 사회주의 경제성과가 미흡하여 급진적 개혁을 추진할 개연성이 매우 낮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동유럽 국가들의 지난 25년간의 체제전환의 성과를 토대로 우수(outstanding), 양호(fine), 그리고 미흡(poor)로 나누어 판별함수를 도출하고 이를 통해 북한경제의 변화가능성을 예측한 분석에서는 북한이 현재와 같은 정치 및 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점진적 개혁을 시도한다면 오늘날 체제전환의 성과가 매우 부진한 아제르바이잔, 키르키스탄, 우크라이나,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과 같은 경제발전 경로를 따르게 될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하였다.

따라서 정형곤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경제개혁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경제성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하는 경제적 초기조건 (그중에서도 억제된 인플레이션을 줄이고, 대외개방도 등)을 개선하는 정책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동시에 시장경제를 촉진시킬 수 있는 정책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특히 소규모 사유화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생산의욕을 높이고, 이를 통해 가용자원을 최대한 동원하여 국내투자를 촉진시켜야 하며, 현재 지정된 경제특구를 활용하여 외국인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수출산업을 육성하는 발전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고 하였다.

아울러 외국인투자유치와 이를 통한 수출산업의 적극적 육성을 위해서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안정화 정책과 무역외환 시스템의 자유화 정책이 중요하고, 점진적으로 대규모 사유화와 기업 구조조정 정책을 강구해야 하고 산업발전에 따른 인프라 건설도 경제성장에 중요한 요인임을 강조하였다.

이번 세미나에는 정부·학계·연구기관·기업·금융기관 관계자, 주한 외교사절, 국내외 언론인 등 100여명이 참석하여 남북통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