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비정기 성지순례 비자 발급 늘려 순례객 분산 조치

2015-10-12 21:30

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성지순례 인원을 분산하기 위해 이슬람력(曆)으로 내년부터 비정기 순례(움라)용 비자 발급을 늘리는 계획을 검토중이라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를 계기로 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사우디 성지순례부는 움라 비자 발급을 현재 월 40만건 정도에서 내년부터 125만 건으로 대폭 확대하는 안을 논의하고 있다. 반다르 하자르 성지순례부 장관은 현지 언론들에 "움라 순례객을 늘리면 메카와 메디나에서 진행되는 대규모 인프라 확장 공사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계 기관, 업체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성지순례는 이슬람의 교리에 따른 5대 의무 중 하나로 사우디 정부가 발급하는 전용 비자를 받은 무슬림만 메카와 메디나에 들어갈 수 있다. 매년 정기 성지순례(하지)에 전 세계 180여 개국에서 200만∼300만명이 몰리면서 최근 수년간 순례객 밀도가 너무 높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하지 기간이던 지난달 24일 사우디아라비아의 이슬람 성지 메카 외곽에서는 순례객들이 밀집한 상황에서 최악의 압사 사고가 발생해 1500명 이상이 숨지거나 다쳤다.

사우디 당국이 발표한 순례객 현황에 따르면 성지순례차 올해 메카와 메디나를 찾은 순례객들은 모두 195만2817명으로 이 가운데 140만명이 외국인인 것으로 집계돼 사망자 중에는 외국인도 상당수 포함돼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