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이어지는 중동…터키선 최악 폭탄테러, 이·팔 갈등 격화
2015-10-11 16:03
◆ 터키 사상 최악의 테러 발생…IS 유력한 용의세력 지목
10일(현지시간) 터키 수도 앙카라 중심지에서 사상 최악의 폭탄테러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방송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앙카라 중심지의 기차역 앞에서 자살폭탄테러 2건이 발생했다.
터키 정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이 사고 인한 사망자는 95명이며 245명이 부상 당했으며, 이 중 48명은 중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날 테러 희생자 규모는 사상 최대이며, 앙카라에서 관공서가 아닌 민간인이 여러 명 모이는 장소에서 테러가 일어난 것은 처음이다. CNN은 이날 테러가 일어난 장소에는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을 포함 모두 1만 4000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날 오전 발생한 2번의 자살 폭탄 테러는 터키 노동조합연맹 등 반정부 성향 단체와 쿠르드계 정당인 인민민주당(HDP) 지지자 등 친쿠르드계 단체가 집회를 열기 위해 집결한 앙카라 기차역 광장 앞에서 발생했다.
이들 단체는 터키 정부가 쿠르드족 반군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공격하는 것을 비판하고 PKK와 유혈충돌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평화시위를 벌일 예정이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는 이날 긴급 안보회의를 마치고 이번 테러는 자폭테러범이 감행했다는 강력한 증거가 있다며,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나 PKK, 극좌 성향 '혁명민족해방전선'(DHKP-C) 등 테러조직이 용의자일 것이라고 밝혔다.
워싱턴근동정책연구소의 소너 카가프타이 연구원은 "PKK가 터키와 계속해서 싸우기를 희망하는 세력의 소행으로 보인다"며 "터키와 PKK 간의 대립이 심화하면 IS가 이득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이날 이번 테러가 IS의 소행이라면 최근 터키가 IS의 거점을 급습하고 미국의 대 IS 작전에도 협력하는 등 강경 정책을 취한고 있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에게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하고 미국 국민은 테러리즘에 대항하는 터키 국민과 연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 VS 팔레스타인 긴장 고조…12일간 무력 충돌에 3차 인티파타 우려도
지난 주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충돌은 더욱 격화되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11일 (이하 현지시간)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인근 주택에 있던 팔레스타인인 2명이 사망했다고 AFP 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현지 의료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공습으로 집이 무너지면서 30세 임산부와 3세 안팎의 여자 아이가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오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접경지역에서는 돌을 던지며 시위를 벌이던 팔레스타인 10대 소년 2명도 이스라엘군의 총격에 사망하고, 지난 8일과 9일 시위 도중 이스라엘군과의 충돌로 부상한 팔레스타인인 2명도 이날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스라엘인을 대상으로 한 팔레스타인들의 공격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전 동예루살렘 구시가에서 팔레스타인 16세 소년이 60대 유대인 2명을 흉기로 공격했으며, 오후에는 구시가 외곽에서 19세의 팔레스타인인이 이스라엘 경찰관 2명을 공격했다. 이들 팔레스타인인 2명은 모두 경찰에 사살됐으며,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인은 치료 중이다.
이러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무력 충돌은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을 둘러싸고 촉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달 27일 이슬람 최대 명절인 이드 알 아드하(이슬람 희생제사 축일)에 이스라엘 인들의 사원 출입을 둘러싼 양측의 충돌이 있은 뒤 양측의 보복성 충돌은 계속 되고 있다.
동예루살렘을 비롯한 곳곳에서 팔레스타인들의 반 이스라엘 과격 시위가 이어지면서 이스라엘군은 살상무기를 동원 이들을 진압하고 팔레스타인 시위군중도 흉기 공격을 일삼는 등 양측의 충돌은 꼬리를 물고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2일간의 가자지구와 서안지구, 동예루살렘 등지에서 벌어진 무력 충돌로 지금까지 팔레스타인인 22명과 이스라엘인 4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양측의 갈등이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날로 심화하자 국제사회도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에게 각각 전화해 "최근의 폭력사태에 대한 깊은 우려"를 전했다고 미국 국무부는 밝혔다.
최근 가디언 등 외신들에서는 팔레스타인에서 1987년과 2000년에 이어 3차 인티파타 (반 이스라엘 민중봉기)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