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51억원 투입 서울대 평창캠퍼스 전담교원은 7명 그쳐

2015-10-06 09:16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 서울대 평창캠퍼스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유은혜 의원(새정치연합)은 서울대 평창캠퍼스에 2006년부터 2015년까지 총 3451억원이 투자됐지만 전담 교원은 7명이라고 밝혔다.

투자비용 중 74%(2555억원)는 정부가 지원했고 지자체 지원도 26%(강원도 597억원, 평창군 299억원)나 차지하고 있다.

유 의원실은 현재 서울대 평창캠퍼스의 운영실태는 막대한 투자가 무색할만큼 난항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창캠퍼스에는 총 14명의 전임교원과 16명의 비전임교원이 근무하고 있으나 전임교원 중 7명은 평창캠퍼스와 관악캠퍼스를 겸무하고 있어 평창캠퍼스를 전담하는 교원은 7명이다.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에서 근무하는 16명의 비전임교원도 평창캠퍼스를 전담하고 있지만 직접 서울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한 결과 대부분 소속 연구소 이외의 업무를 겸직하고 있었다.

그린바이오과학기술연구원 산하 친환경경제동물연구소, 식품산업화연구소, 종자생명과학연구소, 그린에코공학연구소, 디자인동물‧이식연구소 등 5개 연구소에 전담연구원은 연구소장과 1인의 연구원뿐이었다.

디자인동물‧이식연구소는 연구소장을 제외한 모든 연구원이 겸무연구원이었다.

평창캠퍼스에는 교수만 없는 것이 아니라 학생도 없었다.

농업생명산업 인재양성을 위해 유치한 국제농업기술대학원의 입학자는 2014년 2학기 7명으로 모집인원 15명의 절반에 못 미치고 2015년 1학기 입학자는 9명으로 모집인원 20명의 45%에 불과했다.

지난해 석사과정으로 60명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정원외 40명 등 모두 100여명을 모집할 방침이었지만 정원을 15명~20명 수준으로 낮췄는데도 그 마저도 못 채우고 있다.

평창캠퍼스의 산학협력도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평창캠퍼스에 입주한 산학협력기업체는 총 13곳에 머물고 있다.

평창캠퍼스 산학협력의 유형은 기업과 공동투자로 서울대학교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로 설립해 참여 주체별 핵심역량을 특화하여 운영하는 공동투자형태, 기업이 단독으로 투자해 공장 또는 연구소를 설립하는 단독투자형태, 벤처기업, 특수시설의 운영 등 소규모기업의 공간임대형태로 구분한다.

총 13곳 중 2곳은 단독투자의 형태, 나머지 11곳은 임대입주 형태로 대학과 기업의 산학협력을 통한 시너지효과보다는 기업체를 대상으로 단순 임대업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유 의원실은 지적했다.

서울대가 올해 작성한 ‘2015년 출연금 예산요구서’에 담긴 평창캠퍼스 ‘중기재정 소요전망(2015~2018)’에 따르면, 서울대는 이후에 평창캠퍼스에 대한 지속적인 정부의 출연을 요구하고 2016년 281억원, 2017년 286억원, 2018년 291억원으로 점차 늘고 있다.

서울대는 경기도 수원시에 소재하고 있는 서울대 농생대 실험목장이 낙후돼 강원도 평창권으로 목장을 확대 이전하고,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 연구개발과 이를 통한 바이오산업 클러스트를 조성하기 위해 강원도 평창에 ‘서울대학교 그린바이오 첨단연구단지(평창캠퍼스)’를 마련했다.

2009년 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작성한 ‘그린바이오 첨단연구단지 조성사업 계획서’를 살펴보면 평창캠퍼스는 첨단 기초 연구뿐 아니라 개발된 기술의 실용화를 통해 산학협력 및 수익사업을 추진하며, 대학‧기업 및 연구소와 협력, 바이오 클러스터를 형성해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평창캠퍼스는 관악캠퍼스(410만9261㎡)의 67.5%(277만4368㎡)에 달하는 대규모 캠퍼스로 조성됐다.

유은혜 의원은 “10여년간 막대한 국민세금을 투입했지만 결국 밑빠진 독에 물을 부은 셈으로 서울대 측이 과연 지방캠퍼스의 성공과 발전을 위해 어떠한 노력과 의지를 보여왔는지 의문”이라며 “지금이라도 서울대 평창캠퍼스의 실태와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운영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유은혜 의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