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고먹는 국책연구기관장들…'잿밥'에만 관심

2015-10-06 08:03
기관장 25명 중 8명의 기관장…출근 일수 50% 미만
"국책연구기관들의 정책연구 지원기능 약화"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산업연구원·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 각종 국책연구기관장의 방만한 근무실태가 지적을 받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장들이 놀고먹는 사이 정책연구보고서 등 정책연구 지원 기능은 약화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5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방만 경영으로 지목을 받아온 국가공기업과 지방공기업뿐만 아니라 각 부처별 산하 정책연구기관들의 안일한 태도가 지탄을 받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경제·인문사회연구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재직 기간동안 출근을 절반도 하지 않은 산하 기관장이 총 8명에 이른다.

출근율이 가장 저조한 곳은 환경정책평가연구원장으로 38% 수준이다. 그 다음으로는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이 40%를, 에너지경제연구원장·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각각 42%·43%의 출근율을 각각 보였다. 

출근율이 저조한 반면 대외 활동을 통한 부수입에는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예컨대 산업연구원장의 경우는 878일의 재직 기간 중 424일을 출근하면서 대외활동에 23%를 할애했다. 대외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5700만원에 달한다.

대외활동 수입이 1000만원 이상인 기관들도 상당수였다. 이들 현황을 보면 농촌경제연구원장은 1800만원을, 한국개발연구원장 1290만원, 통일연구원장 1280만원, 여성정책연구원장 1260만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1100만원, 정보통신정책연구원장 1000만원 등의 순이었다.

특히 건축도시공간연구소장의 경우는 재직기간 동안 지속적인 행복도시건설청·건설공제조합의 대외활동을 통해 총 1억2000만원을 벌어들였다.

김기식 의원은 “기관장들의 전반적인 근태관리가 엄격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며 “그 결과가 기관장 평가에 반영돼야 하고 ‘기관장들의 부수입 벌기’는 더 엄격하게 관리돼야할 대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는 사이 전체 연구기관들이 발간하는 정책연구보고서는 감소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지난 2012년 421건에서 올해 368건(연말까지 발간 확정된 보고서 포함)으로 총 53건이 줄었기 때문이다.

출연금 지원을 통해 수행한 연구기관들의 자체 과제들도 1213건에서 949건으로 264건 감소했다. 그나마 발간된 보고서 중 연구윤리는 낙제수준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유의동 의원(새누리당)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 2013년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산하 25개 연구기관이 발간한 연구보고서 150편 중 48편은 위조·변조, 표절 의심사례였다.

이 뿐만 아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의 국감자료를 보면 산업부 산하 한일산업기술협력재단의 경우는 이사회 회의실을 두고 호텔 회의실을 사용하는 등 평균 300만원이 넘는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의동 의원은 “국책연구기관의 연구보고서들은 정부정책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다른 어느 기관보다 연구윤리가 엄격히 지켜져야 한다”면서 연구윤리 교육 등 연구윤리 준수를 위한 철저한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완주 의원은 “공공기관의 이사회 회의 개최비용으로만 호텔에서 300만원 이상을 사용하는 것은 지나친 낭비”라며 “허례허식을 없애고 혈세 낭비를 줄여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