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한국과 호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해 12월 발효된 이후 우리 기업의 대(對)호주 수출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1월에서 8월까지 한국의 대 호주 수출은 전년 대비 15.6%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의 전 세계 수출이 6.3%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매우 높은 수치다.

특히, 우리나라의 해양플랜트는 대 호주 수출 상승을 견인하는 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최근 호주 기업들의 해양 LNG개발이 본격화되면서, 해양 플랜트는 올 들어 경유 다음의 대 호주 최대 수출 품목으로 부상했다.

이러한 수출 증가에 힘입어 호주 전체 수입시장에서 차지하는 한국 제품의 비중도 지난해 4.29%에서 올해 상반기(1~6월) 5.95%로 확대됐다.

한국-호주 양국은 이날 호주 시드니에서 제36차 한호경제협력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교역 증가 효과를 이어나가기 위해 FTA를 적극 활용하고 협력분야를 새로운 영역으로 확대해 나가자고 약속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권오준 한호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포스코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저성장 시대의 난제를 극복하고 양국의 상호보완적인 역량을 십분 발휘하기 위해 한호 FTA를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또 "호주의 서비스업과 과학기술 육성은 한국의 창조경제 전략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면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을 활용한 금융·건설 협력, 신기술 노하우 공유를 통한 창조경제 실현 등을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한국의 창조경제 사업 모델인 '스마트팜'을 호주 측에 전파하는 자리도 마련됐다. 

발표에 나선 SK텔레콤 문태희 매니저는 세종시 창조마을에서 100개의 스마트팜을 시범운영한 결과 생산성은 22.7% 증가했고 노동력은 38.8% 감소했으며 운영비는 27% 절감되는 효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양국의 미래 협력 사업으로 해양유정분야 개발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성홍근 연구부장은 "양국은 해양자원의 수요·공급 연계성이 높기 때문에 상호 윈-윈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면서 호주는 석유·가스 등 풍부한 해양자원의 공급자로서 한국은 우수한 해양플랜트 설비와 선박기술을 보유한 해양 자원 수요자로서 협력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1~2일 양일에 걸쳐 열린 이번 회의에는 한국 측에서 권오준 위원장,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 김용완 대한해운 부회장 등 60여명이, 호주 측에서는 마크 베일 호주-한국 경협위 위원장, 리처드 콜벡 관광국제교육장관, 마이크 베어드 뉴사우스웨일스(NSW)주 총리, 존 워커 한국매쿼리그룹 회장 등 65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