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천 기자 =“황색 폭격기”심상철(33·7기)이 5년 만에 경정 최강자로 미사리경정장에 귀환했다.

심상철은 지난 24일 미사리경정장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빅매치 대상경정 결승전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장영태와 6기 강자 손제민 등을 제치고 챔피언에 올랐다. 5년 만에 대상경주에서 맛본 감격스런 우승이었다. 우승상금 1천만원도 손에 거머쥐었다.

당초 그는 이번 대회 ‘복병’으로 꼽혔지만 유력한 우승후보는 아니었다. 더욱이 그가 속한 준결승 1차전은 ‘죽음의 조’로 불릴 만큼 쟁쟁한 선수들이 포진해 있었다. 황제의 귀환을 선언하겠다던 김종민(38·2기), 백전노장 장영태(40·1기), 부활을 꿈꾸는 구현구(37·4기), 그랑프리 포인트 쟁탈전 2연패 주역 김민길(36·8기) 여전사 박정아(36·3기) 등 경정 간판급 스타들로 편성돼 여간해서는 결승진출은 힘들어 보였다.

스타트 신호와 함께 시작된 준결승 1차전. 첫 번째 턴 마크를 돌던 심상철은 구현구와 뱃머리 싸움에서 밀려 6위로 처졌다. 패색이 짙어 보였으나 그의 추격의지는 매서웠다. 6위에서 5위로 다시 4위로 한명씩 제치더니 급기야 결승선 한 바퀴를 남기고는 3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가까스로 올라온 결승전, 팬들의 시선은 준결승을 1위로 통과한 1코스 장영태에게 집중됐다. 2코스 손제민에게도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반전의 주인공은 5코스 심상철이었다. 1턴 마크에서 손제민에 이어 2위로 돌아나오던 그는 직선주로에서 전속력으로 페달을 밟으며 치고 나가더니 1주회 2턴 마크에서 역전극을 펼쳐보였다.

이후 쾌속 질주로 선두를 유지하며 마침내 시즌 세 번째 대상 우승트로피를 거머졌다. 단승 8.7배. 팬들 역시 그의 우승확률을 높게 예상하지 않았던 것 같다. 반면 그를 믿었던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심상철에게 이번 대회 우승이 갖는 의미는 적지 않다. 시즌 초반 5연승을 질주하며 순조롭게 시즌을 시작한 그는 4월 첫 번째 대상에서 3위를 차지하며 지난해 슬럼프를 말끔히 씻은 듯 했다. 하지만 이후 반칙, 경고 등으로 인해 두 차례 실격 당하면서 경기력에서도 기복을 보였다.

한편 극적으로 얻은 대상우승이었던지 연신 눈물을 훔치던 그는 우승 인터뷰를 통해 “성원에 주신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동안 정신적 스트레스가 많았다. 다른 선수보다 기량이 뛰어나 우승했다기보다는 행운이 많이 따랐던 것 같다.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