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관영언론, 힐러리 시진핑 비난에 "트럼프처럼 막말하지 마라"

2015-09-29 09:36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 "시 주석, 부끄러운 줄 모른다"
외교부 "일부 국제인사 중국에 편견", 환구시보 "트럼프 처럼 막말, 저속하다"

클린턴 전 장관이 지난 27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시 주석을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관련 기사를 링크했다. [사진=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트위터]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관영언론이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習近平) 주석을 비난한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에 "막말하지 마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27일 힐러리 전 국무장관이 유엔에서 여성권리 회담을 공동주최한 시 주석에 "부끄러운 줄 모른다"(Shameless)고 쓴소리를 낸 데 대해 "자극적이고 저속한 말을 사용한 것은 국제적 매너에 어긋난 것"이라며 "마치 아무말이나 함부로 뱉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주자를 떠올리게 하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또 " 최근 지지도가 떨어진 클린턴이 조바심을 느낀 것 같다"며 "하지만 트럼프를 따라하는 것은 스스로 격을 떨어뜨리는 부작용만 초래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민주당 대선주자인 힐러리 전 국무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시 주석이 유엔과 함께 양성평등, 여성권리 향상을 위한 회의를 공동 주최하고 1000만 달러(약 120억원) 지원을 약속한 것에 대해 트위터에 "여성 주의자를 탄압하는 시 주석이 유엔에서 여성권리와 관련된 회의를 주최하다니, 부끄러운 줄 모른다"라는 글을 남겨 논란이 됐다.

힐러리 전 장관은 중국이 지난 3월 세계 여성의 날(8일)을 맞아 성폭력 반대 운동에 나선 여성운동가 5명을 구속 수감했다는 등 내용이 담긴 뉴욕타임스(NYT)기사도 링크했다. 이에 중국 관영언론이 '막말하는 힐러리'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훙레이(洪磊)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힐러리 전 장관 발언에 대한 질문을 받자 "국제사회 일부 사람들이 특정 문제에 대해 편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중국은 그들이 중국의 사법주권을 존중하길 바란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중국은 법치국가로 법에 따라 중국 인민의 합법적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면서 여성권리도 충분히 존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