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삼성 SM7 LPe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는?
2015-09-24 15:03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은 70%에 이른다. 그런데 현대기아차가 이보다 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는 시장이 있다. 바로 LPG차 시장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이 이 시장을 놓치는 사이에 현대차와 기아차는 90% 가까운 점유율을 올려놨다.
그러자 르노삼성이 최근 활발한 대응에 나서고 있다. 박동훈 영업담당 부사장을 영입하고 나서 SM5 LPe를 내놓은 데 이어, 이번에는 같은 엔진을 단 SM7 LPe를 출시한 것이다.
가장 큰 특징은 트렁크 공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봄베(LPG 연료탱크)를 도넛 형태로 설계해 스페어타이어 적재공간에 실었다는 점이다. 이렇게 하면 기존 가솔린 모델과 마찬가지로 트렁크 공간을 온전히 활용할 수 있다. 트렁크를 열었을 때 민망한 LPG 탱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매력이다.
우려되는 점은 후방 추돌 때 안전성이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은 문제없다고 강조한다. 도넛 탱크를 안전하게 만들었고, 충돌 테스트도 무사히 통과했다는 것. 탱크의 강성을 높이고 튼튼하게 감싸 충돌에도 끄떡없다는 게 르노삼성 측의 설명이다.
달라진 연료탱크의 위치는 주행 특성도 변화시켰다. 평평한 도넛 탱크가 지면에 좀 더 가깝게 배치되면서 무게 중심을 낮춘 것. 덕분에 시승차는 골프백을 넣고 성인 3명이 탔음에도 안정된 주행감각을 보였다.
다만 최대토크가 낮은 LPG 차의 특성상 급가속 때의 반응은 가솔린차보다 늦다. 가속 페달을 조금씩 나눠 밟으면 괜찮지만, 풀 가속을 해도 디젤 터보 같은 폭발적인 반응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번 시승에서의 연비는 7.5㎞/ℓ가 나왔다. 국도에서 정속주행할 일이 많았음에도 연비가 더 좋아지지는 않았다. 대신 LPG 가격이 워낙 싼 덕에 눈금 한 칸을 남겨놓고 주유했을 때 2만5000원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동안 르노삼성 박동훈 부사장은 SM7 얘기가 나올 때마다 안타까워했었다. ‘국내에서 가장 저평가된 차’라는 게 박 부사장의 말이다. 이번에 라인업에 가세한 SM7 LPe는 저평가된 SM7의 가치를 높여줄 새로운 기대주다. 우선 장애인용과 렌터카로 나오고, 택시용 모델도 곧 출시된다. 렌터카와 택시로 보급돼 많은 이들을 만나게 되면 평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