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도시조직 종로구 공평동 문화재 전면 보존… 서울시, 전시관으로 조성

2015-09-24 09:59

[위치도=서울시 제공]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조선 초기부터 일제강점기에 이르는 600년 역사의 종로구 공평동 지하도시가 전면 보존된다.

서울시는 사대문 내 공평동 1·2·4지구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 과정 중 대단위로 발굴된 도로와 골목, 15~16세기 신분별 집 터, 청와백자편, 분청사기편 등을 원 위치에 보존한다고 24일 밝혔다.

이 자리에는 2018년 상반기 높이 6m, 총면적 3818㎡ 서울 최대 규모의 '공평동 유구 전시관'(가칭)이 문을 연다. 이는 서울시청 내 군기시 유적전시실(882㎡)의 4.3배에 달하는 것이다.

공평동은 보신각, 의금부 터를 비롯해 주요 유적 밀집지역인 종로 네거리 및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한다. 1905년 을사늑약 체결에 저항했던 우국지사 민영환이 순국한 곳이다.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에 참여하기 위해 중국으로 길을 떠나던 의친왕(고종의 다섯째 아들)이 거쳐갔다.

정비사업 구역에서 발굴된 매장문화재를 전면 보존하는 건 처음이다. 연장선에서 서울시는 향후 사대문 안 정비사업 구역 내 발굴 매장문화재는 최대한 '전면 보존'을 원칙으로 삼아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때 사업시행자에게는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사업성을 보장한다. 문화재청이 유적 전면보존 조치를 결정하고, 사업시행자가 보존면적 만큼을 유구전시관 등으로 만들어 시에 기부채납하는 경우에 한해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부여된다.

서울시는 문화재청 및 사업시행자와 반년 가량 수 차례 협의를 통해 전면 보존을 이끌어냈다. 이곳은 당초 높이 113.8m, 용적률 999%(A동 22층, B동 26층)이었지만 이번 결정으로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받아 1199%(A동 26층, B동 26층)로 건축하게 될 예정이다.

진희선 서울시 도시재생본부장은 "문화재를 바라보는 인식과 정책 전환으로 전국에서 최초 선보이는 민관협력 방식의 '보존형 정비사업' 모델이 탄생했다"며 "훼손되지 않고 수 백년 간 켜켜이 쌓여온 역사를 고스란히 만날 수 있는 현장 박물관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