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2분기 대기업 매출 5.7% 줄어…12년 만에 감소폭 최대

2015-09-22 12:00
2분기 대기업 중 제조업 매출은 7.5%나 하락

[아주경제 DB ]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올 2분기 대기업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이같은 하락폭은 카드사태 및 사스 여파로 경기가 부진했던 2003년 3분기 이래 최대 규모이다. 국제유가 및 원자재가격 하락 등 가격요인과 엔저, 중국 성장 둔화 등의 영향이 대기업 매출액을 끌어내렸다.

22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분기 기업경영분석' 통계에 따르면 2분기 원화로 환산한 기업 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4.3% 하락했다.

제조업 매출액은 -6.3%, 비제조업은 -1.3%로 집계됐다. 특히 대기업 제조업종의 하락폭이 심해졌다. 대기업 제조업 매출액은 -7.5%로 역대 최저치였다.

박성빈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매출액 감소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수출가격 하락 요인이 가장 크고, 엔저 심화와 중국의 성장둔화도 한몫했다"며 "조선업종이 전반적으로 큰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제조업종별로는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석유화학 부문의 감소율(-15.9%)이 가장 컸고, 철강의 공급과잉으로 금속제품(-6.6%)도 크게 떨어졌다. 비제조업에서는 전기가스(-11.4) 하락폭이 컸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5.5%→-5.7%)의 매출 감소율이 이어졌고 중소기업(-0.6%→2.0%)은 개선됐다.

원자재가격 하락이 기업의 매출액은 감소시켰지만 수익성은 올려놨다. 수익성은 원자재 등 수입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항목이기 때문이다. 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6%로, 전년동기 대비 0.8%포인트 증가했다. 1년 전에 1000원어치를 팔아 48원을 남긴 기업들이 올해는 56원을 손에 쥔 셈이다.

매출액 영업익은 석유화학, 전기가스, 건설 등을 중심으로 제조업이 5.4%에서 5.6%, 비제조업이 3.8%에서 5.6% 올랐다. 특히 석유화학의 경우 정제마진이 강세를 보이면서 8.7%로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다. 반면 운송장비는 조선업의 불황으로 -2.6%를 보였다.

기업규모별로는 대기업(4.3%→5.3%)의 영업이익률을 보였고 중소기업(6.7%→6.8%)도 소폭 나아졌다.

장기채무상환능력을 보여주는 안정성 지표는 소폭이나마 개선세를 보였다.

부채비율은 1년 전 105.7%에서 104.2%로 나아졌고 차입금의존도도 26.9%로 1년 전(27.0%)보다 조금 개선됐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은이 국내 외부감사 대상 법인 1만6000여 곳 가운데 3065곳을 표본조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