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잊지 못할 생명은인과 기적 같은 만남

2015-09-22 09:07
남관우 전주시의원, 30년 전 물에서 구해준 할머니 만나

아주경제 최규온 기자 =30여 년 전 물에 빠진 자신을 구해준 생명의 은인인 시의원을 찾아 고마움을 전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지난 21일 70대의 이모 할머니(74·익산시)는 두근거리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며 전주시의회를 찾아왔다. 물속에서 허우적거리던 자신을 살려낸 남관우 전주시의원을 만나기 위해서였다.
 

▲30여년만의 극적인 재회{사진제공=전주시의회]


할머니와 남 의원과의 인연은 지난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여름 20대의 남 의원은 친구들과 함께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 저수지에 피서를 갔다. 할머니 역시 가족들과 함께 이곳으로 물놀이를 왔다가 댐 아래의 깊은 웅덩이에 빠지고 말았다. 힘이 빠져 몸이 축 늘어진 할머니를 아무도 건져낼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남 의원이 물에 뛰어들었다. 남의원의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일념 끝에 심폐소생술 받던 할머니는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무려 30년의 세월이 흘러 다시 이어진 두 사람의 만남은 뜻밖이었다. 지난 9월 남의원이 익산농협 노래교실에 초청돼 본인 앨범 타이틀곡인 ‘그리운 어머님’을 부르고 인사말을 하던 중 “익산에 오면 늘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며 당시의 얘기를 꺼내자 얘기를 듣던 할머니는 반가움과 고마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다 그만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시의회에서 만난 할머니는 남의원의 손을 꼭 잡고 “그동안 생명의 은인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못해서 늘 죄지은 것 같았다”며 “늦게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할 수 있어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말했다.

남의원은 “마땅히 할 일을 한 것뿐이었다”며 할머니를 위로했다. 남의원은 할머니가 은인에 보답하는 마음이라며 50만원을 놓고 가자 수차례의 거절 끝에 이 돈을 어려운 이웃들에 써달라며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