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심은 고암 이응노의 교육정신

2015-09-21 15:10
2015 이응노미술관 아카이브전 '에꼴 드 이응노 - 파리동양미술학교'

2015 이응노미술관 아카이브전 '에꼴 드 이응노 - 파리동양미술학교' [사진=이응노미술관 제공]


아주경제 조가연 기자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고암 이응노의 미술인생을 즐길 수 있는 전시가 이응노미술관에서 열린다.

이응노미술관(관장 이지호)은 오는 23일부터 12월 27일까지 2015 이응노미술관 아카이브전 '에꼴 드 이응노 - 파리동양미술학교'를 개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고암화숙' 개설 70주년과 '파리동양미술학교' 설립 51주년을 기념하고 프랑스에서 보여준 고암의 교육자로서의 열정을 조명하기 위해 기획됐다.

고암 이응노는 추상 동양화를 개척한 선구자로 1934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고 일본으로 건너가 가와바타 미술학교에서 공부했다. 1960년 프랑스 파리 정착 후 64년 파리동양미술학교 설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유럽에 설립된 최초의 동양미술 교육터인 파리동양미술학교에서 고암은 사군자, 서예, 산수화 등을 가르쳤다. 동양 필묵에 현대적 감각을 결합한 '문자추상', '인간 군상'도 완성했다.

지난 1989년 고암이 작고한 후에는 동양화가인 부인 박인경 화백과 아들 이융세 화백 등이 후학 양성을 이어왔다.

이번 전시엔 이응노의 교육활동을 기록한 자료를 비롯해 고암의 제자들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다. 파리동양미술학교에서 사용한 교습용 그림들과 고암의 문자추상 대표작 '수(壽)', '주역'도 선보인다. 지난 5월 박인경 명예관장이 이응노미술관에 기증한 고암 관련 희귀 기록물들도 처음으로 공개된다.

이응노미술관 이지호 관장은 "서양화단의 위세에 눌려 동양미술 교육이 위축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프랑스 학생들에게 먹을 갈고 붓을 쥐는 법 등을 가르친 고암의 한국화 교육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이번 전시가 동양미술 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해 볼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