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자금 대출 폭증...5년새 9배 늘어

2015-09-21 09:58

세입자들이 오르는 전세값을 감당하지 못해 은행권에서 대출로 메우면서 전세자금 대출이 폭증했다. 서울 송파구의 한 종합상가 부동산중개업소에 아파트 전세와 매매를 알리는 종이가 붙어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최근 수년간 전세값이 폭등하면서 은행권의 전세자금 대출이 약 5년간 9배 넘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주택도시기금 전세대출 제외)은 2010년 말 2281억원에서 올 8월 현재 18조4925억원으로 9배 넘게 늘었다.

신한은행이 4779억원에서 7조 2643억원으로 15배 이상으로 늘어 6대 은행 중 증가폭이 가장 컸다.

농협은행은 788억원에서 1조 777억원으로 14배 가까이 뛰었고, 기업은행도 821억원에서 6939억원으로 8배 넘게 올랐다.

KB국민은행은 5376억원에서 4조 1772억원으로 8배 가까이, 우리은행은 6583억원에서 4조 4982억원으로 7배 가까이 늘었다.

올들어서도 6대 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15조 8146억원에서 18조 4925억원으로 16.9% 증가했다.

이처럼 전세 대출이 급증한 이유는 세입자가 감당하지 못할 만큼 전세가격이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2011년 8월 서울지역 아파트 전세 평균가격은 2억 5615만원에서 올해 8월 3억 5763만원으로 4년 만에 1억원 넘게 올랐다.

반면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같은 기간 5억 4373만원에서 5억 1213만원으로 오히려 3000만원 가량 떨어졌다.

가파른 전셋값 상승 속에 서울지역의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70%에 이르렀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수도권 주택형의 전세가율이 90%를 넘은 곳도 지난달 전세 거래의 12%나 됐다.

전문가들은 가을과 겨울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 수요늘고, 반면 입주물량은 부족해 전세가격이 앞으로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