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민족 최초 노래 녹음한 실린더 음반, 국내 첫 공개

2015-09-21 01:41
‘아리랑’의 근원을 밝혀줄 진귀 자료 ‘아라랑’도 포함돼

한민족 최초 노래 녹음한 실린더 음반[사진=한국대중음악박물관 제공 ]

아주경제 조성진 기자 = 경주에 위치한 한국대중음악박물관(관장 유충희)이 한민족 노래를 최초로 녹음한 실린더 음반을 국내 처음 공개한다.

한민족의 최초 녹음 기록은 지난 1998년 4월25일 메릴랜드 대학 음악학과의 로버트 프로바인 교수가 “1896년 7월24일 미국의 인류학자인 앨리스 플레처가 워싱턴에서 3인의 조선인 소리를 처음 담았다”고 소개하면서부터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동안 대중들에게 공개된 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던 이 실린더 음반은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이 새롭게 리모델링한 대전시관에서 오는 9월23일부터 전격 공개할 예정이다.

앨리스 플레처가 인류학적인 관점에서 조선인의 음악을 녹음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6개의 실린더 음반(1896.7.24. 안종식, 이희철, 양손. 콜럼비아)에는 모두 11곡의 다양한 소리가 실려 있다. 수록곡은 ‘단가’(0:50), ‘매화타령’(0:27), ‘애국가Ⅰ’(0:56), ‘애국가Ⅱ’(1:02), ‘간주-손장단’(0:34), ‘사랑 노래 아라랑Ⅰ’(1:32), ‘사랑 노래 아라랑Ⅱ’(0:08), ‘사랑 노래 아라랑Ⅲ’(1:25), ‘설화 노래 제비 잡는데’(1:44), ‘동요 달아달아’(0:55), ‘마일 맨의 노래’(0:43)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실린더 음반 수록곡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의 자문위원인 장유정 교수(단국대)의 최근 논문 [19세기 서양인이 바라본 한국 음악과 <달아달아>]('구비문학연구' 제 40집, 한국구비문학회, 2015년)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음악 역사적인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귀중한 자료라 할 수 있다. 비록 복사본의 형태지만 실린더 음반으로 복각했다는 것에서 이번 음반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 녹음에서 주목할 점은 ‘아리랑’의 근원을 밝혀줄 ‘아라랑’이라는 음악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리랑’을 ‘사랑 노래’라고 표현했을 뿐 아니라 ‘애국가’라고 적은 사실 등 당시의 발음을 가늠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이에대해 장유정 교수는 "전문가 입장에선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게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정확한 검증을 위해 관계 학술기관의 고증은 필요하리라 본다"고 말했다. 

1896년 5월8일자 ‘워싱턴 포스트’지에는 이와 관련 ‘Seven Koreans At Howard’라는 제목의 다음과 같은 기사가 게재된 바 있다.

“동방에서 온 학생 7명이 하워드 대학교에 들어왔다. 조선인 학생들로 모두 귀족 출신이다. 이들은 모두 머리색이 검으며, 일반 몽골계족과 비슷하게 눈이 작았다. 이들이 도착한 날 학생들의 선교 모임이 있었다. 여학생들이 조선인 학생들을 둘러싸고 노래를 불러달라고 요청하자, 처음에는 못한다고 하더니 결국 마지못해 ‘스와니 강’과 한국민요 등 몇 곡을 불렀다.”

한편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지난 4월25일 경주 보문단지에 개관한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대중음악과 오디오 관련 전문 전시관이다. 지하부터 3층까지 한국대중음악 100년사와 세계 오디오 100년사 등을 주요 컨셉으로 신중현, 한대수, 이미자, 조용필, 남진, 나훈아, 세시봉, K팝특별관, 영화음악관, 소리재생관 등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경북 K브랜드 특별 기간인 10월6일까지 50% 할인 입장이 가능하다. 문의)054-776-5502

한민족 최초 노래 녹음한 실린더 음반[사진=한국대중음악박물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