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력수급계획 과다설비...LNG발전소 수백억 손실

2015-09-17 14:56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정부가 수립한 전력수급 기본 계획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에 투자한 발전사들이 수백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과다한 전력수요 책정으로 발전사들의 투자가 되려 적자 폭탄으로 돌아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전력공사 산하 5개 발전회사의 'LNG발전기 영업실적'에 따르면, 2014년 기준 남동발전을 제외하고 모든 발전사가 수백억원 대의 영업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대기업 민간발전사도 일부는 수십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고, 영업이익율도 1~2%대에 그쳤다.

발전사별 영업 손실은 중부발전이 1442억원으로 가장 컸고, 서부발전 525억원, 남부발전 335억원, 동서발전 280억원 순으로 손실을 봤다. 5개 발전사 중에서 유일하게 556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남동발전은 수도권 분당지역의 지역난방공사에 열공급을 통해 이익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민간발전사의 손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포스코에너지의 경우 67억원 영업손실을 봤고, 에스파워도 11억원 손실을 봤다. GS EPS(145억원)와 평택 ES(148억원), 포천파워(387억원) 등은 영업이익을 냈지만, 1~2%대의 영업이익율에 머물렀다.

이처럼 LNG 발전기의 영업 손실이 커진 원인으로는 정부의 설비 과잉 공급 때문이라는 분석이 높다. 정부가 수립한 4·5·6차 전력수급계획에서 허가된 기저발전기 과잉 설비로 인해 LNG 발전소의 평균 가동율이 50% 이하로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LNG발전기 가동율은 평균 50% 수준, 여름철 피크기간인 8월에는 월평균 가동율이 35%에 그쳤다. 여름 피크기간에 불구하고, LNG발전기 10대 중 7대는 가동이 멈춰있던 셈이다.

문제는 기저발전기 과잉 설비로 인해 전력도매가격·가동률이 떨어져 LNG 발전업계의 적자영업이 지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민간발전협회가 분석한 '향후 5년간 LNG발전소 영업이익 전망치'에 따르면 2013년 준공된 GS EPS 부곡복합3호기는 2015년 85억원, 2016년 147억원, 2017년 170억원, 2020년 17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전망됐다. 2014년 준공된 포스코 복합 7,8,9호기는 2015년 88억원, 2016년 204억원, 2017년 314억원, 2018년 342억원, 2019년 373억원, 2020년 372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때문에 LNG발전기를 소유한 발전사들은 최소 영업 이익율 6%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용량요금 현실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가스터빈 기준(7.46원/kWh)의 용량요금(CP·가용발전기 지원금)을 복합화력 기준(9.45원/kWh)으로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전정희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의 과다수급계획으로 LNG발전사가 큰 손실을 보고 있다"면서 "정부가 전력위기를 핑계로 LNG발전기 투자를 유도한 만큼, 최소한의 투자비회수를 보장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과다한 설비계획은 발전사는 물론 국민들에게까지 부담으로 작용한다"면서 "주무 부처인 산업부는 치밀한 수요 전망과 설비 계획을 통해 매년 전력수급 계획을 점검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엿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