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급락 여파' ELS 조기상환·발행량도 급감

2015-09-17 07:43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 홍콩 증시가 급락하면서 국내 주가연계증권(ELS)가 조기 상환에 실패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1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7월 6조9450억원이던 ELS 조기 상환액은 8월 3조8235억원으로 줄었다. 이달 1∼15일 동안에는 7818억원에 불과했다.

조기 상환이 안 된다고 해서 바로 손해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단기 투자 목적으로 ELS에 투자한 경우 자금이 묶이면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같은 현상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이하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삼은 ELS의 조기 상환이 대거 실패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3년 만기 지수형 ELS는 가입 후 6개월 만에 도래하는 첫 조기 상환일에 모든 기초 자산의 가격이 가입 때의 85∼90%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면 원금과 수익금을 가입자에게 돌려준다.

그러나 지난 6월15일 1만3857.19로 고점을 찍은 H지수는 이달 15일 30%가까이 하락한 9704.27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삼은 ELS 다수가 조기 상환에 실패했다. 

현 상태로 만기까지 갔을 때 원금 손실(녹인)이 발생할 수도 있다. 지난 6월 말 현재 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LS 등 파생결합증권 잔액은 36조3000억원으로, 전체 파생결합증권 발행 잔액 94조4000억원의 38.5%를 차지했다.

H지수가 앞으로 8000대까지 내려가면 약 1조원에 달하는 ELS 상품이 녹인 구간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도 있다. ELS 조기 상환액이 급감하면서 ELS 발행량도 줄고 있다.

월간 신규 ELS 발행액은 지난 7월과 8월 각각 7조3226억원, 6조463억원이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서는 아직 2조218억원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