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국 북한 핵 민감 반응 "도발 말라"

2015-09-16 16:34
북 수소폭탄 원료 획득 시도 주장도 나와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북한의 '핵 발언'으로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가 급랭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들은 북한의 '도발 자제' 요구를 분명히 했지만, 북한이 수소폭탄 원료를 획득하려고 시도한다는 보고서를 미국 연구소가 내놓는 등 긴장은 쉽게 누그러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도발을 강행할 경우 안정보장이사회 결의안 2094호 '트리거(방아쇠) 조항'에 따라 자동적으로 추가 제재에 들어가게 된다.  

◆미국 '단호한 경고'-중국 '북한 자제 요구'

미국 정부는 백악관을 비롯한 주요 정부기관이 한 목소리로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백악관이 정례 브리핑을 통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국방부와 국무부도 나섰다. 

피터 쿡 국방부 대변인도 정례브리핑에서 "한국을 비롯한 역내 동맹국들과 긴밀히 접촉하고 있다"면서 "역내 평화와 안정, 안전을 해치는 언행을 자제할 것을 북한에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및 4차 핵실험 준비를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정보가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이 자리에서 '정보'에 관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

존 커비 국무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북한의 무책임한 도발 자제 및 국제 의무 준수 노력을 촉구했다. 커비 대변인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관련한 모든 행위를 중단하고, 미사일 발사실험을 유예하며,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떤 발사도 중지하고,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포기를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가 여러 개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정부가 북한이 로켓 발사와 핵실험 카드로 위협수위를 높인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중국 유력 언론도 "위성발사에서 핵시설 가동 등 북한의 행보는 악성 순환"이라면서 비판의 메시지를 전했다.

16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사설을 통해 "북한이 14일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한 데 이어 15일 영변 핵시설이 가동 중이라고 밝히면서 한반도 정세는 새로운 한 차례 긴장이 조성되는 것을 면할 수 없게 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 미국 정책연구기관 " 북 수소폭탄 원료 획득 시도" 주장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서 수소폭탄 원료 중 하나인 3중수소를 획득하고자 시도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정책연구기관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는 15일(현지시간) 영변 핵시설의 최신 위성사진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5㎿급 원자로에 "북한 기술진이 방사선조사 채널(irradiation channel)을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를 통해 "(북한이 얻을 수 있는) 방사성동위원소 후보들 중 하나가 3중수소"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수소폭탄을 개발하는 과정에서는 3중수소나 중수소를 액체 상태로 직접 사용하기보다는 리튬 화합물을 이용하는 방법이 효율적이고, 폭탄을 만들 정도로 많은 3중수소를 만드는 데는 많은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이와 관련해 ISIS는 "북한은 반복적으로 핵무기의 질을 높이겠다고 발표해 왔고, 3중수소를 사용하면 우라늄이나 플루토늄만을 사용했을 때보다 폭발력이 커지도록 핵무기를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SIS는 북한 조선중앙통신에 '원자력연구원장' 직함을 가진 이가 출연해 2013년에 나왔던 북한 원자력총국 대변인의 '우라늄 농축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5MW 흑연감속로의 용도가 조절변경되고 재정비돼 정상가동을 시작했다'는 발언을 상기한 데 대해 "북한의 소형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시설이 정상 가동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