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젠차오 외교부 차관보, 부패국으로 영전시킨 이유는?
2015-09-16 10:54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촉망받던 중국 외교부 차관보급 인사가 국가예방부패국 부국장(차관급)으로 영전했다.
중국 외교부의 한반도 담당 고위급 책임자였던 류젠차오(劉建超) 부장조리(차관보)가 외교부 직책에서 물러나 국가예방부패국 부국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고 인력자원사회보장부가 홈페이지를 통해 15일 전했다.
1964년생인 류 신임 부국장은 37세였던 2001년 중국 외교부 역사상 최연소로 대변인에 임명돼 최장기인 9년간 '중국의 입' 역할을 해온 인물로 주(駐)필리핀·인도네시아 대사를 거쳤다. 특히 지난 2013년 11월 부장조리로 임명됐을 당시 49세로 외교부 내 고위 공직자 가운데 최연소였다.
그는 지난해 7월부터 류전민(劉振民) 부부장이 맡고 있던 한반도 업무를 담당해 왔으며 지난해 12월 외교부 의전사(司) 사장이었던 장쿤성(張昆生) 부장조리가 기율 위반으로 낙마한 뒤에는 언론 업무까지 맡아 왔다.
국가예방부패국은 국무원 감찰부 산하 조직으로 황수셴(黃樹賢) 감찰부장이 국장을 겸직하고 있다. 고위 외교관이 사정 부처로 이동하는 것은 드문 일이지만 류 부국장은 외국으로 도피한 부패 공직자와 기업인을 붙잡아 송환하는 이른바 '여우사냥' 작전에서 관련 국가와의 협력과 소통 임무를 위해 감찰부로 차출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시진핑(習近平) 정부 들어 강력한 부패 척결의 일환으로 여우 사냥에 들어가 미국, 캐나다, 호주 등에 도피한 부패 공직자 900여 명을 송환했으나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외교 활동으로 외국의 반발을 샀다. 중국의 여우사냥은 류젠차오 부장의 합류로 외교력을 배가하게 됐다.
미국 정부는 중국이 부패 혐의로 수배를 받은 사람들을 포함, 외국으로 도피한 자국 범죄자를 송환하려고 미국 내에서 정보요원들을 비밀 운영하는 데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16일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