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 방치하면 치매로 발전, 조기진단·생활습관 개선 필수"
2015-09-14 13:15
아주경제 부산 정하균 기자= 최근 TV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등장인물 중 치매 판정을 받아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사회 현실을 투영하고 있는 드라마에서 치매 환자가 자주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최근 치매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국민건강보험공이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경도인지장애'로 인한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경도인지장애는 정상노화와 치매의 중간단계로서 동일 연령대에 비해 인지기능, 특히 기억력이 떨어져 있는 상태를 말한다. 경도인지장애가 있는 경우는 일상생활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치매로 진단하지는 않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가 2010년 2만 4000명에서 2014년 10만 5000명으로 약 4.3배 증가했다. 총 진료비는 2010년 66억 원에서 2014년 351억 원으로 연평균 52.0% 증가했다. 또한 치매로 가기 전 단계라 할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수가 최근 5년 평균 43.9% 증가했고 2014년 기준으로 여성 7만1880명, 남성 3만3718명이 진료를 받아 남성에 비해 여성이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 여성이 남성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치매 환자 통계와도 일치한다.
해마다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10∼15%가 치매로 발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경도인지장애는 비교적 조기에 치매를 발견할 수 있어 진단 후 치료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는 환자 자신이나 가족이 환자의 기억력이 떨어졌다는 점을 인지하거나 기타 수행기능, 언어, 시공간능력 등이 저하되고 신경심리검사에서 인지기능장애가 있지만 일상생활능력에는 장애가 없는 경우에 진단할 수 있다. 경도인지장애 치료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퇴행성, 혈관성, 대사성, 외상성 등 다양한 원인이 경도인지장애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비교적 나이가 적은 청장년층에서도 경도인지장애나 치매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고 노인들의 경우 치매 진단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증상이 나타날 경우 반드시 신경과 전문의의 검진을 통해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더 큰 질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하고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영도병원 신경과 강지혜 과장은 "보통 치매를 불치병으로 여겨 미리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며 "하지만 치매 이전에 경도인지장애와 같은 다양한 원인을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히 치료하면 충분히 진행을 억제시킬 수 있다"고 조언했다.
[뇌 건강을 지키는 방법 ]
1.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음주, 흡연)을 피하자.
2. 일주일에 2회 이상,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운동을 하자.
3. 두뇌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자 - 기억하고 배우는 습관을 가지자.
4. 사회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자 - 우울증과 외로움을 피하자.
5. 뇌 건강에 좋은 음식을 섭취하자 - 야채, 과일, 저지방 및 저콜레스테롤 음식 등.
[도움말 : 영도병원 신경과 강지혜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