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삼성고 개교 후 아산지역 일반고 학업성취도 크게 떨어져”

2015-09-14 09:46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삼성계열사 임직원 자녀들의 교육여건 조성을 위해 설립한 충남삼성고등학교가 같은 지역 학교의 황폐화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홍근 의원(새정치연합)이 학교알리미를 통해 충남 아산지역 고등학교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분석한 결과, 삼성고가 설립된 충남 아산지역 일반고들의 학업성취도가 삼성고 개교 이후인 2014년 3월 이후 크게 떨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고는 삼성계열사가 입주해있는 충남 아산시 탕정면에 삼성SDI와 삼성전자가 설립한 자율형사립고등학교로 학교 설립 허가과정에서 농수산부와 국토부에서 삼성고 부지를 무상으로 빌려준 것이 밝혀지면서 절차상 하자 문제가 불거졌고, 교지 소유자가 학교법인이 아닌 민간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충남교육청이 설립인가를 내주면서 특혜 논란이 발생했었다.

삼성고는 임직원 자녀 70%, 사회통합전형 20%(70명), 일반 학생 10%의 선발기준을 적용하면서, 일반학생의 지원경쟁률은 4.7:1에 달하는 반면에 삼성 임직원 자녀는 1.76:1까지 편차가 벌어져 이에 대해 비삼성직원인 지역 학부모들은 부모의 직업에 따라 학교의 입학여부가 결정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는 균등한 교육 및 경제적 차별금지 원칙을 훼손한다며 2014년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 학교는 개교전 입시설명회에서 삼성 임직원 명함을 갖고 있는 사람만 입장시키면서 귀족학교라는 비판까지 나왔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3년간 아산지역 6개 고등학교의 기초학력 미달 비율을 분석한 결과, 2012년 3%에 머물던 기초미달 비율은 2014년에는 6%까지 급증했고 삼성고 개교 직전인 2013년 4%에 비해 큰 수치의 증가폭을 보였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기초미달 비율이 2012년 3%에서 2014년 4.2%로, 충남지역 평균이 2012년 1.9%에서 2014년 3%로 증가한 것과 비교해도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것이라고 박 의원실은 밝혔다.

박 의원은 “교육여건 향상을 통해 지역사회 공헌을 약속한 삼성고가 실제로는 상위권 학생 싹쓸이와 삼성 임직원 자녀들만의 철옹성을 구축해 도리어 학교 서열화와 지역 학교 황폐화만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 드러난 셈”이라며 “교육당국은 삼성고에 더 이상의 특권을 용납하지 말고, 어떻게 하면 공교육 정상화 차원에서 운영될 수 있을지 적극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