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계 "여심을 훔쳐라"

2015-09-13 17:01
로맨틱 코미디 등 여성 타깃 작품 크게 늘어

[사진=착요기 포스터 ]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최근 중국 영화계 '여심 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 분석했다. 

이 매체는 지난 수년간 중국 영화계는 주로 남성 관객을 타깃으로 작품을 만들었지만, 최근 제작사들은 젊은 여성 관객층을 노리는 영화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여성을 타깃으로 한 영화들은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7월 개봉후 흥행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착요기는 관객의 85%가 여성이었다.  요괴 사냥꾼과 요괴의 우정을 다룬 중국의 판타지 어드벤처 착요기는 지난 11일 중국 박스오피스 역대매출 1위에 등극하는 기염을 통했다. 착요기의 누적매출은 24억2909만 위안(한화 2조 8800억원)에 달한다. 

중국의 자국 영화 진흥정책은 이러한 트렌드의 원인 중 하나라고 WSJ은 분석했다. 중국 정부는 외국 영화 개봉을 일부분으로 제한하고 있다.

설문에 따르면 중국 남성들은 액션과 SF 장르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왔으나 중국 제작사들은 가벼운 코미디 물이나 로맨틱 영화들을 주로 제작하고 있다. 특수효과에 있어서 엄청난 예산을 쓰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경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잔인하고 공포스러운 장면들은 검열의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여성을 주요 타깃으로 하는 영화 제작의 흐름은 2011년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이 해에 중국의 저예산의 로맨틱 코미디인 '실연 33일'은  혹성탈출과 같은 헐리우드 대작을 꺽고 흥행몰이  나섰다. 

중국 조사기관에 따르면 2014년 가장 흥행을 한 영화 10위 중 6개가 "여성 취향"의 로맨틱 코미디나 가족 영화였다. 2012년에 상위 10위권에는 비슷한 종류의 영화가 하나도 없었던 것에 비하면 커다란 변화다. 

베이징의 영화제작회사인 인 엔터테인먼트의 안 위강 실장은 "영화를 제작할 때 여성관객들을 끌어당길 수 있는 요소를 넣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우리는 여성들이 원하는 것을 찾기위해 노력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일부 영화제작자들은 젊은 여성 팬들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아이돌 가수 등을 출연시키기도 한다. 실제로 한국 아이돌 그룹인 엑소의 전 멤버 루한이 출연한 중국판 '수상한 그녀'는 제작 예산이 대규모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3억 6500만 위안 (한화 670억)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다. 

여전히 중국 영화관객의 대다수는 남성이다. 그러나 여성의 관객도 작년의 40%에서 46%로 늘었으며, 영화를 많이 보는 90년대생 관객 중에서 여성의 비율은 무려 65%에 달했다. 

WSJ은 중국에서는 영화를 볼 때 결정권이 주로 여성에게 달려있으며, 여성들이 선호하는 영화의 흥행이 계속되면서 앞으로 이같은 여성타깃 중국 영화들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