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에 교육부 국감 파행
2015-09-10 11:42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교육부 국감이 파행됐다.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가 황우여 부총리의 업무보고를 받기 전 야당 의원들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를 요구하면서 정회하는 등 파행을 겪었다.
교육부 국감은 업무보고 시작 전 야당 의원들은 교육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 계획과 황우여 장관의 입장을 밝히기를 요구하는 의사진행 발언이 이어지면서 멈췄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공론화 과정도 제대로 없었는데도 발표 시기만 남았다고 하는데 인정할 수 없다”며 “황우여 부총리가 야당 의원들과의 만남에서도 내 손을 떠났다고 하고 발표 시기만 남았다고 얘기를 했는데 본질은 항일과 민주화의 역사를 지우고 친일 독재 비호의 역사로 바꾸겠다는 것으로 대통령의 집착 때문에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또 “유신 때 국사 교과서는 5.16 쿠데타를 민주주의의 성장으로 묘사를 했다”며 “아베 일본 총리의 역사왜곡을 규탄하고 있는데 국정 교과서를 만들고 역사왜곡 논란에 휘말린다면 어떻게 꾸짖을 수 있겠나”라고 강조했다.
설훈 새정치연합 의원은 “김재춘 차관이 양심에 따라 사실대로 국감에 임하겠다고 선서했는데 국정감사를 받을 수 있는 조건인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2009년 6월 김 차관이 낸 교과서 검정체제 연구 논문에서는 국정교과서를 독재국가나 후진국에서 사용하는 제도라고 하고 검인정 교과서를 선진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도라고 했는데 교육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사 국정교과서 강행 입장과는 배치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진후 정의당 의원은 “초등학교 때 10월 유신을 한국형 민주주의라고 배우며 자랐는데 4000만 국민을 속인 것이고 잘못됐다는 것은 15년이 지나서야 알았다”며 “국정의 폐해가 역사에 대한 상상력을 거세하고 단 하나의 사고만 주입하는 것이 본질”이라며 “교육이 역사를 후퇴시키려고 하고 후진국으로 가려는 행위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새정치연합 의원은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업무보고 자료가 부실한데 향후 계획을 밝혀야 정상적인 국정감사에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년 새정치연합 의원은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시도는 국민의 역사 인식, 사고를 국가가 통제하겠다는 위험한 발상에서 시작한 것으로 청와대에 의해 강력한 드라이브가 걸리고 교육부가 끌려가는 측면이 있다”며 “국가 정체성을 세우는 중요한 문제로 장관이 분명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설훈 의원은 “이 사안을 빨리 매듭짓는 방법은 장차관이 대통령에 가서 안된다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소모적인 싸움을 하고 있는데 청와대를 방문해 하지말자고 하는 것이 정도”라고 하기도 했다.
황우여 사회부총리는 박주선 위원장의 업무보고 부실 지적에 대해 “교과서 체계 개선과 교과용 도서 관리체계, 역사교과서 개발에 대해 충분하지 못하지만 계획과 일정이 업무보고에 들어있다”고 설명하기만 했다.
교육부 업무보고에는 교과용도서 개발 체제 개선안으로 국정도서에 대해 검토본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학생, 교사, 전문가 중심의 현장 검토 방식 개선 등 계획과 새 교육과정에 다른 구분고시 등의 계획이 담겨 있다.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교육부의 공식 입장이지만 황 부총리가 그동안 국정화 추진을 시사하는 언급을 자주해 고시를 강행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