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국감] 석유공사, 영국 다나 관리 허술로 '연쇄 부도' 위기

2015-09-10 11:07

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 석유공사가 100% 지분을 소유한 자회사 영국 다나(Dana)사의 경영 상태에 대한 위기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회사 스스로 은행권으로부터 돈을 빌리기도 어려워 석유공사가 직접 운영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전순옥 의원이 석유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제441차 의사록'에 따르면, 석유공사는 올해 1월 29일 다나사에 대한 직접 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밝혀졌다.

전 의원은 다나사의 위기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미 예상된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2014년 수익은 320백만 파운드 가량(한화로 약 640파운드)으로 전년대비(680백만파운드) 약 절반이상 수익이 떨어졌다. 2014년 6월 배럴당 115달러에 거래되던 것이 2014년 하반기에 49달러까지 떨어졌다.

유가가 계속 안좋을 경우, 다나사의 투자비를 회수하기도 벅차다는 채권은행단의 판단은 모회사 석유공사에게 전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다나사는 지난 1월 16일 긴급이사회를 개최한 뒤 석유공사에 내년까지 약 3억달러의 자금지원을 약속해 달라는 긴급요청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1월 30일까지 3억달러 지원을 보증할 것이라는 약정서도 보내 달라고 덧붙였다. 불과 14일만에 3억달러(한화로 6300억원)에 달하는 추가투자를 독촉할 만큼 다나는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고 전 의원은 지적했다.

편지를 받은 석유공사는 정기 이사회를 소집하고 다나사 자금지원의 긴급성과 불가피성을 설명했지만, 긴급하게 소집된 이사회의 이사들은 다나사의 촉박한 지원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모 이사는 국제유가 탓하며‘급한 불 부터 우선 끄자는 식’의 조급한 지원이라고 우려했다. ‘다나사의 경영실적 등을 토대로 손해보다 이익이 더 많을 것이라는 결정적이고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또 한 이사는 ‘2년동안 자금 지원을 약속한다’는 계약의 문제점을 꼬집었다. 그는‘올해도 아닌 내년 2016년도에 대한 부분까지 지원을 우리 이사회에서 결정한다는 게 조금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갑론을박 끝에 석유공사는 ‘2년 내 다나사가 운영자금 부족 시 3억달러를 지원한다’는 이사회 의결을 받아냈다. 다나사에 약속한 내용을 전달하기 하루 전이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석유공사는 다나사 이사회 의장으로서 지금까지 중요한 의사결정에 직접 개입해놓고 회사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한 것은 관리 허술"이라며 "지원기간을 2년으로 의결받은 의도가 경영상태가 나쁜 기업에 계속 지원할 수 없다는 의견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