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사태 1년-②] 핵심계열사 국민은행, 리딩뱅크 탈환은 커녕 모바일뱅킹 만족도 꼴찌

2015-09-09 07:00


아주경제 장슬기·홍성환 기자 = KB사태 이후에도 KB국민은행의 부진은 여전하다. 국민은행의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KB국민은행 스타뱅킹' 이용고객 수가 금융권 최초로 1000만명을 돌파했지만 사용자들의 만족도는 주요 시중은행 중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최근 애플리케이션 업데이트를 통해 간편송금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지만 정작 시스템 최적화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이어진다. 특히 규모면에서는 시중은행 중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실적부문에서는 신한은행에 밀려 질적 성장이 시급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모바일뱅킹 속도 불만 잇따라

8일 금융권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국민은행의 스타뱅킹에 대한 만족도 평가 결과는 평점 3.2로 KEB하나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중에서 가장 낮았다. 평가에는 2만여명이 참여했다. 신한은행의 '신한S뱅크'는 3.7점, KEB하나은행의 '하나N bank'와 농협은행의 'NH스마트뱅킹'은 3.6점, 우리은행의 '원터치개인뱅킹'은 3.5점이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만족도 점수는 안드로이드 사용자들이 직접 앱을 다운로드 받은 후 사용에 대한 평가를 별 5개 만점 기준으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특히 국민은행의 스타뱅킹은 시스템 속도면에서 시중은행 모바일뱅킹 중 가장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당 게시판에는 속도 개선을 촉구하는 사용자들의 글이 잇따른다. 타행 모바일뱅킹 대비 화면 전환 속도가 느리고 조회 및 이체 등 기본 서비스에 대해서도 시스템 최적화가 되지 않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는 내용이다. 메뉴 버튼 인식 속도가 늦어 오류가 잦다는 불만의 글도 많다. 게다가 국민은행의 스타뱅킹은 입출금 알림서비스가 없어 타행 서비스보다 편의성이 낮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사용자의 데이터 속도나 환경에 따라 속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기술적인 문제로 단순 비교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다만 하나의 앱에 여러 기능을 과도하게 담을 경우 속도가 느려지는 경우가 있어 기능을 나눠 여러 앱으로 나누는 방안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정보 과다수집 논란도…질적 성장 '시급'

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 간편송금 서비스 도입을 위해 앱 업데이트를 실시한 바 있다. 업데이트 과정에서 간편송금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게 되는데, 사용자의 스마트폰 주소록은 물론 통화정보, 사진 및 카메라에 대한 권한까지 요구해 정보 과다 수집에 대한 논란까지 유발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스타뱅킹 공지란을 통해 "주소록 액세스는 간편송금 서비스 이용 시에 읽기 기능으로만 사용됩니다"라고 안내하고 있지만 정작 사진 및 통화정보 등 고객들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정보 권한에 대한 설명은 없다.

지난 2010년 4월 오픈한 스타뱅킹은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이용고객수 100만명을 돌파했고 지난 2012년에는 500만명을 돌파, 올해는 금융권 최초로 1000만명을 넘어서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이유로 규모의 성장에 비해 질적 성장이 아쉽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실제 자산규모로 평가했을 때에도 KB국민은행은 신한은행을 앞선다. 하지만 지난 2011년 2조85억원의 당기순이익으로 신한은행(2조48억원)을 앞섰던 국민은행은 2012년 1조2995억원으로 신한은행(1조6495억원)에 밀렸다. 이후 2013년 8774억원, 2014년 1조659억원으로 올 상반기까지 4년 연속 순익 1위 자리를 신한은행에 내주고 있는 상황이다.

김상봉 한성대 교수는 "국내 금융사들은 규모에 비해 IT시스템에 크게 투자를 하지 않는 편"이라며 "IT기술 및 인력에 대한 투자를 매몰비용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이를 보다 확대해 시스템의 취약한 부분을 보완, 질적 성장을 이루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KB국민은행 모바일뱅킹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