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현대차, 중국 투자 늘린다…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 고수
2015-09-07 17:15
지난 6월 말 중국 충칭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신공장을 통해 서부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고 중국의 동부와 서부를 아우르는 명실상부한 전국 규모의 자동차 메이커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영복귀 후 첫 해외 출장 일정으로 중국을 먼저 찾은 최태원 SK 회장은 중국 고위 인사들을 만나 “SK를 비롯한 대한민국의 기업은 중국과의 협력적 발전관계를 통해 공동의 발전을 모색하려고 한다”며 “사업적인 협력 강화는 물론, 중국의 발전이 한국의 성장과 발전에도 도움이 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른바 ‘차이나 쇼크’에도 국내 재계 톱3의 ‘중국몽’은 흔들림이 없다.
한국의 대중 투자는 삼성전자, 현대차, SK하이닉스 등이 주도해왔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국내외 경기회복 지연 및 변동성 확대 등으로 대중 투자는 뚜렷한 감소세를 보였다.
삼성전자의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의 대규모 투자가 일단락되고 중국내 인건비, 경비 등 제조원가 상승, 동남아 등 기타지역으로의 투자 변경, 한중 FTA 체결을 앞둔 투자 관망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 보인다.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의 해외투자금액은 전년대비 26% 감소한 51억4000만달러를 기록, 2010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중국투자가 42.2% 감소했다.
올 상반기에도 해외투자는 19.1% 감소했으며, 제조업을 중심으로 중국 투자가 31.3% 감소했다. 국내 제조업의 중국 투자는 41.3%의 감소폭을 보였다.
하지만 대중 투자는 하반기부터 다시 삼성, SK, 현대차를 중심으로 확대될 양상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 3D 낸드플래시 공장의 2단계 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한 국내 협력사에 대한 장비 발주 소식이 중순부터 전해졌다. 당초 삼성전자는 1단계 투자 이후 2단계 투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시기를 탄력적으로 조절한다는 방침이었다.
업계에선 다소 지연됐다는 반응도 있으나, 삼성전자가 2분기 낸드플래시 실적 상승에 성공하면서 생산능력 확충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삼성전자는 3세대 3D 낸드플래시 샘플을 3분기 말 고객사에 제공하고 4분기 대량 양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안 2단계 투자는 이에 대응한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중국 쑤저우 8세대 LCD 공장의 1조원 규모 증설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착공해 내년 1분기 완료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4월 창저우 4공장과 6월 충칭 5공장 건설을 시작했다. 두 공장은 2017년에 완공돼 현대차가 중국내 총 26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차는 또한 충칭 공장 투자를 통해 중국 서부지역 거점 확대 전략을 본격화했다.
SK도 최태원 회장 구속으로 주춤했던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을 재개했다. 최태원 회장은 SK하이닉스 우시 공장과 SK종합화학 우한 공장을 방문해 현지 고위층을 만나고 사업 현장을 점검했다.
최태원 회장은 우시 지역에 연구개발(R&D) 분문 투자를 집중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 공장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7년간 공을 들여 성사된 사업으로 지난해 상업가동 후 호실적을 달성하며 추가 사업 확대 가능성이 대두됐으나, 최 회장의 부재로 추진 동력이 부족했다.
우한 사업은 시노펙 합작을 통해 중국의 높은 진입 장벽을 뚫고 현지 에틸렌 시장에 첫 진출한 것으로, SK는 기술력을 증명해 중국내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SK E&S는 SK 통합지주회사 출범 과정에서 생긴 재원을 바탕으로 차이나가스홀딩스(CGH)의 지분을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CGH는 중국내 3대 도시가스 회사로 SK E&S는 꾸준히 지분을 늘려 9월 초 현재 15.56%의 3대 주주로 올라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