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크, 1960년대 일본과 유사...일시적 슬럼프 후 성장 회복할 것
2015-09-07 16:36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최근 중국의 경기둔화와 증시소요 사태는 1990년대 일본과 종종 비교된다. 증시 및 부동산 붕괴로 시작된 일본의 위기는 '잃어버린 20년'으로 표현되는 장기불황으로 이어졌고, 중국이 그와 유사한 전철을 밟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현 상황은 1990년대가 아닌 1960년대의 일본과 더욱 유사하며 '일시적' 위기 이후 새로운 성장기로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폴 셰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현 상황을 1960년대 일본과 비교하는 것이 더욱 적절하며, 향후 다시 양호한 상태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일본은 지난 1964년 도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고속도로와 '신칸센' 개통 등으로 건설 붐이 일었다. 하지만, 이후 투자규모 감소와 1963년 정부 당국의 신용규제 확대로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 당국은 1964년과 1965년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자금 투입을 통한 증시부양에 나섰다.
타케우치 히로시 일본 시즈오카대 경제학 교수는 이 같은 증시 부양책에 대해 "금융 위기를 미연에 막았다는 점에서 최선의 방법"이었다며 "상황이 한 번 안정되고 나자 새로운 경제성장 흐름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960년대 일본이 행한 주식시장 안정화 방침을 중국이 답습하기를 원할지 모른다고 전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6월12일 주가가 고점을 찍은 이후 급락사태가 이어지며 5조 달러 가량이 빠져나갔다. 중국 당국은 증시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대주주의 주식 매도 금지, 기업 공개(IPO) 중단, 증권사에 주가 부양 지시 등의 개입에 나섰다. 이는 일본이 취한 조치들과 유사하다.
스탠더드차타드의 데이비드 만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960년대와 갖는 유사점이 더 의미 있다"면서 "근로자 1인당 주식 가치가 여전히 현재 미국이나 일본의 5분의 1 수준에 그치는 점을 보면 중국에서 훨씬 효율성 있고 생산적인 투자가 이뤄질 여지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중국과 1960년대 일본과의 상황이 모두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은 1960년대의 일본에 비해 노동력이 감소하고 있고, 당시 일본보다 경제의 개방도가 높아 자본 유출도 더욱 쉽게 발생할 수 있다.
HSBC의 프레드릭 뉴먼 아시아 리서치 담당 공동 책임자는 "그러나 중국에서는 지난 1960년대의 일본처럼 산업 인프라와 자본 시장이 빠른 속도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일본의 경험을 고려할 때, 중국이 현재 겪는 고통은 번영으로 향해 가는 길에서 맞닥뜨린 일시적인 삐걱거림에 불과할 수 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