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상장사 상반기 실적은? '둔화세' 뚜렷

2015-09-02 16:24
적자기업 급증, 실적 증가율도 대부분 둔화....업종간 희비도 엇갈려

[사진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점점 뚜렷해지는 중국 경기 하강압력이 증시 상장사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북경청년보(北京靑年報)는 지난달 31일까지 상반기 실적을 공개한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 상장사 2800곳의 순익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고 2일 전했다. 2800개 상장사가 올 상반기 거둔 순익은 1조4230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8.6%에 그쳤다. 이는 3년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경기하방압력 급증에 따른 성장률 둔화세가 뚜렷해지고 있음이 재차 입증됐다.

무엇보다 적자기업이 눈에 띄게 증가한 것이 주목된다. 2800개 상장사 중 올 상반기 적자를 보인 기업은 440개로, 전체의 16%를 차지했다. 이는 역대 최고 기록이었던 지난해 상반기 362곳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특히 과잉생산능력으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석탄, 철강 등 기업 상당수가 적자를 보였다. 중국 대표 중장비업체인 중연중과(中聯重科)의 적자규모는 무려 3억 위안(약 550억원)에 육박했다. 이는 2000년 이후 첫 적자기록이기도 하다.

중국 경제의 초고속 성장과 함께 상승세를 탔던 자동차업체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중국 최대 자동차 생산업체인 상하이자동차(上海汽車)의 올 상반기 순익은 전년 동기대비 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실적 증가율인 18%를 크게 하회하는 수준이다.

업계간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상승가도를 걸었던 은행업계의 실적 증가율은 크게 둔화된 반면, 반(反)부패 여파로 침체가 지속됐던 바이주(白酒) 등 주류업계의 실적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16개 상장은행의 올 상반기 순익은 7021억 위안으로 공상·건설·농업·중국·교통의 5대은행 순익 증가율은 2004년 이후 최저치인 1% 대에 그쳤다. 전체 상장은행의 70%에 해당하는 12개 은행의 순익 증가율도 모두 한자리 수로 두자릿 수 폭발적 성장률을 보였던 호황기에 마침표가 찍힌 분위기다.

반대로 주류업계의 실적은 향상됐다. 17개 주류업계 상장사 중 70%의 실적이 크게 늘어나며 흑자를 보였다. 퇴출위기에 직면한 *ST주구이(酒鬼),*ST수이징(水井)의 상반기 순익 증가율은 무려 188.8%, 141.25%에 육박했다. 중국 대표 바이주업체인 구이저우마오타이(貴州茅台)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57억7800만 위안으로 전년 동기대비 10.17%, 순익은 78억8800만 위안으로 동기대비 9.11%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