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서 문재인 격침한 千, ‘손학규 역할론’ 언급…신당 창당 본격화

2015-09-02 09:52

 

천정배 무소속 의원 [사진제공=천정배 의원실 ]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핵심 변수인 ‘천정배(무소속 의원) 신당’이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특히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2일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학규(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역할론’을 언급, 야권발 정계개편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민주연합 내 비노(비노무현)계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당 외곽 지대에 있는 ‘천정배 신당’까지 현실화될 경우 야권발 정계개편은 연말정국의 상수로 격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4·29 재·보궐선거 최대 패자인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와 최대 승자인 천 의원의 벼랑 끝 승부가 시작되는 셈이다.

◆천정배 “조만간 신당 비전 밝힐 것”…지각변동 예고

천정배 무소속 의원은 이날 ‘한수진의 SBS전망대’에 출연해 신당 창당과 관련해 “조만간 신당이 왜 필요하고 비전과 가치가 뭔지 말씀드릴 기회를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천 의원은 “여야가 (10월) 재·보선 범위를 매우 축소해버려서 기본적으로 총선을 겨냥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 의원 측은 추석 전인 9월 중순께 1차 신당 창당 명단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의원은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의 복귀 여부에 대해 “다시 정치권으로 나온다면 한국 정치를 전면적으로 재구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야권이 지리멸렬한 상황이기 때문에 나와서 역할을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뉴 DJ(김대중 전 대통령) 노선’을 천명한 천 의원은 “신당은 온건하고 진보적이면서도 합리적인 보수를 아우르고 근본주의를 배격해야 한다”며 “이론적으로는 중도보다는 중용이라고 부르고 싶다”고 덧붙였다. DJ의 노선인 ‘중도실용’을 이어받겠다는 의미로 보인다. 중도강화 행보에 나선 문 대표와의 노선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천 의원은 “새정치연합 현역 의원 중 저와 문제 인식이 비슷한 분들이 많다”며 “심지어 새누리당 의원 중에도 꽤 그런 분들이 많다고 본다”고 밝혔다. 중도실용 노선을 주창하는 제 세력과 함께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국회 본청. =야권발(發) 정계개편의 핵심 변수인 ‘천정배(무소속 의원) 신당’이 조만간 윤관을 드러낼 전망이다. 특히 천정배 무소속 의원이 2일 정계은퇴를 선언한 ‘손학규(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역할론’을 언급, 야권발 정계개편이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천정배 ‘정동영-손학규’ 아우르나…박주선 ‘문재인 사퇴’ 촉구

다만 천 의원은 “(각 당에서) 공천 탈락이 염려돼 신당에 합류하겠다는 분들은 ‘노생큐’”라며 “당장 신당을 (함께) 할 분이 얼마나 있을지는 모르겠다. 기득권을 버리고 스스로 나선다는 것인데, 좋은 일이지만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탈당을 언급한 박주선 새정치연합 의원에 대해선 “탈당이 현실화될지도 모르겠고, 어떤 비전을 가졌는지도 확인이 필요하다”며 “(우리 당은) 문 대표나 특정 세력을 반대해 신당을 만들겠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천 의원은 “(우리 당과) 함께 할 사람은 혁신성이나 헌신성, 개혁성이 중요하다. 법조인뿐 아니라 혁신 경제를 이끌 기업가나 청년지도자 등이 두루 필요하다”며 “신당의 노선은 확고한 개혁이 될 것이다. 부정과 불공정을 타파하고 공정한 나라를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문 대표는 전날(1일) 광주·전남 언론사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당내 분당은 없다. 제대로 단합하고 혁신해 내년 총선을 이기고 정권을 되찾아오라는 것이 국민이나 호남 민심”이라며 “신당이나 분당은 야권을 분열시켜 힘을 약화시키는 것이어서 성공하지 못한다. 지금 당이 빠르게 안정되고 단합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아전인수식 호도”라며 “최고 혁신 과제인 친노 패권주의 청산은 포기한 채 혁신위원회의 뒤에 숨어 시간끌기와 버티기로 선거패배의 책임을 회피하려는 친노 패권주의의 전형적인 행태를 보여준 것”이라며 문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사진=남궁진웅 기자 time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