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농소고분 목관서 인도 문자 발견
2015-08-26 11:14
아주경제 최규온 기자 =전북 순창 농소고분 관곽(棺槨) 목관에서 금가루로 쓴 고대 인도 문자인 범자(梵字) 300여자가 발견됐다.
농소고분은 지난해 12월 발굴한 고려시대 고분이다. 범자는 2겹으로 된 관곽의 안쪽 관 측면에서 발견됐다. 글씨들은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된 서체인 실담체와 란차체로 쓴 뒤 글자 바깥을 흰색 원으로 감싼 모습이다.
내용은 '육자진언'(六子眞言)과 '파지옥진언'(破地獄眞言) 등 부처의 가르침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진언 2종으로, 두 진언이 반복적으로 사용됐다.
육자진언은 지옥, 아귀, 축생, 아수라, 인간, 천상의 육도를 벗어나 중생을 구제해 부처 세계에 태어나게 하는 '옴마니파드메훔'이고, 파지옥진언은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는 '옴까라데야스바하'이다.
문화재청 국립나주문화재연구소는 고려시대 목관에서 파지옥진언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목관을 조사한 결과 재질은 소나무며, 제작 시기는 고려시대 후기인 13∼14세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이뤄진 농소고분 조사에서는 청동합(靑銅盒)과 청동수저, 머리카락을 뭉친 다발이 가지런히 담긴 청동반(靑銅盤)이 나온 바 있다.
연구소는 두개골과 머리카락 유전자 분석 등을 추가로 진행해 내년에 발굴조사보고서를 발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