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매출부진에 해외자동차 업계 감산...금융위기 때보다 심각
2015-08-24 14:28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둔화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내 자동차 생산량을 속속 줄이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폭스바겐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중국 진출 이후 처음으로 최대 가용 생산능력 대비 공장가동률을 축소하는 조치를 단행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장분석업체 샌포드C. 번스틴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3개 글로벌 자동차 합작법인의 중국내 공장가동률은 평균 94.3%를 기록했다. 가동률이 100%를 밑돈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까지만 해도 이들 기업은 넘쳐나는 중국의 자동차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107.4%의 공장가동률을 보여왔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단 세 곳의 글로벌 합작법인만이 공장가동률을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
GM 상하이 공장에서 일하는 에릭 시 엔지니어는 "지금까지는 한 달간 쉬는 날이 이틀에 불과했으나, 지난 7월부터 연말까지 한 달에 10일을 쉬기로 했다"며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상황이 더 안 좋은 듯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수년간 매출의 상당부분을 중국에서 거둬들여왔던 만큼, 중국 경기 둔화에 특히 큰 영향을 받고 있다. 그간 폭스바겐과 GM는 각각 글로벌 판매실적의 35%를, BMW도 20%의 매출을 중국에서 기록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중국 시장의 성장세에 기대를 걸고 생산능력 확충에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GM는 중국 내 생산능력을 현재 350만대에서 2018년까지 500만대로 늘리고, 폭스바겐 역시 2019년까지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40% 많은 500만대로 확대할 계획이다. 도요타자동차는 4억4000만 달러를 투자해 현지 생산라인을 확충하고, 현대자동차 역시 연간 생산량 30만대 수준의 신규 공장을 두 군데 더 건설할 예정이다.
GM 대변인은 "중국 성장세 둔화에 시장 변동성도 커질 것"이라면서 "하지만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장기적 전망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