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중국 전승절 참석…한중관계 내실화·공고화
2015-08-20 15:28
미·중 사이 '균형 외교'…임기 후반기 '유연' '실리' 외교에 방점
한국 대통령으로선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 처음·미 동맹국 중 전승절 참석 공식발표도 처음
열병식 참석 '미정' 발표에도 참석에 무게 실려…아베 일본 총리·김정은 위원장 참석 "확인 어렵다"
한국 대통령으로선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 처음·미 동맹국 중 전승절 참석 공식발표도 처음
열병식 참석 '미정' 발표에도 참석에 무게 실려…아베 일본 총리·김정은 위원장 참석 "확인 어렵다"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9월 3일 중국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전격 결정하면서 동북아 외교 지형에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임기 후반기 첫 해외출장인 9월 중국 방문에서 한중정상회담을 시작으로 10월 한미정상회담, 11월 한중일 정상회의에 나섬으로써 동북아 외교 주도권을 확보하고, 북한 도발 억지력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든든한 공조에 공을 들이겠다는 복안이다.
◇ 미중 ‘균형외교’ 스탠스...한중관계 새로운 전기 마련 평가도 =
미국의 핵심 동맹국 가운데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을 가장 먼저 공식 발표한 것도 한국이 처음이다. 중국과의 유대 강화를 통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고 중일·미일 사이 ‘외교 고립’을 해소하는 등 요동치는 동북아 정세 속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포석이다. 박 대통령의 '국정 2기' 외교 키워드는 '유연'· '실리'로 압축된다.
박 대통령은 방중 기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여섯 번째 한중정상회담을 갖고 최근 비무장지대(DMZ) 내에서 지뢰도발을 일으킨 북한의 도발 행보, 북핵 문제 등에 대한 협력과 공조를 이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지난 3월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에서 조기 개최를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한 한중일 정상회의의 연내 개최를 논의,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남북 관계 개선과 함께 우리 외교 당국의 양대 과제의 하나인 경색된 한일관계 진전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지난 14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주년 담화(아베 담화)가 우리나라와 중국 등 주변국의 기대에 크게 못 미친 가운데 한국과 중국 양 정상이 동시에 일본을 압박하는 모양새를 취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 언론을 통해 중국의 이번 행사를 계기로 아베 총리가 중국을 찾을 가능성이 계속 제기되고 있어 이번 방중이 꽉 막힌 한일관계 개선의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박 대통령 열병식 참석 미정 왜?=
박 대통령의 열병식 참석에 대해 청와대는 미정이라고만 밝혔다. 가장 큰 이유는 70주년 이번 전승절의 열병식 성격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70주년 전승절을 기념해 다음달 3일 오전 베이징 텐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진행되는 이 행사에는 7대 군구(육군), 해군, 공군, 제2포병, 무장경찰(준군사조직), 인민해방군 4대 총부 직속단위 등에서 차출된 1만명 이상의 병력과 최신 무기 등이 동원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이번 행사가 과거 전승을 기념하기보다는 중국의 '군사굴기(軍事굴<山+屈>起·군사적으로 우뚝 일어섬)'를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중국이 국경절 이외 계기에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열병식에는 외국 정상도 처음 초청됐으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등 정도만 참석이 확정된 상태이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서방 국가 정상들은 행사에 불참한다.
아직 시간이 남은 만큼 미국과 주변국 반응, 국내 여론 추이를 살핀 후 중국 측과 세부 일정에 대해 최종 조율을 하겠다는 게 청와대 내부 판단으로 보인다.
다만 전승절 기념행사에 참석하면서 열병식만 빠지는 것은 방중 효과가 반감되는데다가 시 주석 연설 이후 열병식이 진행되는 의식 진행순서를 볼 때도 참석이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만약 열병식 참석을 결정해도 행사 때 박수를 치지 않는 등의 미세 조정을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