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뜬다? 캐릭터 성공 공식 '콜라보레이션'

2015-08-21 01:01

[사진=로봇트레인-코레일 가정의 달 프로모션]

아주경제 김은하 기자 = 2015년 상반기는 각 업계 이슈 키워드에 모두 ‘캐릭터’가 포함돼 있을 정도로 캐릭터 전성시대다. 국내외 다양한 캐릭터들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선보이며 당분간 캐릭터 전쟁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 진흥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캐릭터 관련 회사 전체의 매출’은 2009년 5조 3582억원에서 2013년은 8조 3068억원으로 약 70%나 성장했으며 2014년에는 8조 9960억원으로 추정된다. 캐릭터 사업의 수익성과 시장 전망이 밝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물론, 다양한 업종에서 캐릭터 사업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새로운 캐릭터가 연일 선보이자 단순히 캐릭터 자체만으로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축하기가 쉽지 않게 됐다. ‘뜨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고심한 끝에 기업들은 최근 캐릭터를 활용한 이종 협업 즉, 콜라보레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캐릭터 측면에서는 기존에 완구 등 연관성이 높은 산업과의 단순 제휴가 아닌 전혀 다른 분야의 이종 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함으로써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고 영상과 완구를 벗어난 시장에서 의외성을 발휘, 독특한 흥미를 끌어낼 수 있다. 또 캐릭터의 인지도를 공고히 하며 캐릭터 콘텐츠의 다양한 확장 가능성을 실현한다. 협업 브랜드 역시, 일반적인 상품에 캐릭터라는 새로움을 입힘으로써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어 매출 신장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이종 협업을 통해 부가 가치를 창출하며 다양하게 활약하고 있는 캐릭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협업 사례로 인기를 더하고 있는 국내 토종 캐릭터와 글로벌 캐릭터, 비애니메이션 장르의 대표 ‘뜨는 캐릭터’를 살펴봤다.

순수 국내 창작 캐릭터의 새로운 부상: 로봇트레인

TV 애니메이션 ‘로봇트레인’의 변신기차로봇 캐릭터 케이는 요즘 어린이들 사이에서 떠오르는 새로운 슈퍼스타 캐릭터다. CJ E&M은 자체 기획작 ‘로봇트레인’의 캐릭터를 활용해 공공기관, 유통, 외식 업계와 광범위한 제휴를 진행하여 이색적인 콜라보레이션을 성사시켜 인기를 끌었다. 시작은 기차라는 공통분모로 의기투합한 코레일과의 협업이었다. 가정의 달을 맞아 애니메이션 ‘로봇트레인’의 주인공인 변신기차로봇 케이가 실제처럼 래핑된 열차와 함께 ‘DMZ 로봇트레인과 함께하는 기차여행’ 패키지 투어를 선보인 것. 서울역-임진각 코스를 운행하는 당일치기 기차 여행 상품으로 서로 다른 지역을 잇는 기차의 특성과 새로운 세상을 연결하며 도전하는 ‘로봇트레인’의 메시지를 개연성 있게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로봇트레인·코레일 협업 프로젝트의 경우, 캐릭터와 유관기업의 이례적인 협업으로 문화 콘텐츠를 다양한 산업군에 활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의 확장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로 더 의미있다.

실제로, 가정의 달과 어린이날을 맞아 고민하던 학부모에게 교통 문제, 소풍, 재미, 교육의 모든 요소를 갖춘 패키지로 만족도를 높였다. 아이들에게는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를 실제로 만난 것 같은 이색적인 재미와 임진각이라는 의미 있는 장소에서의 경험을 전달하고, 부모님들에게는 가족과 함께하는 추억을 만들 좋은 기회로 입소문을 타 전 타임 모두 완판 기록을 세웠다.

뿐만 아니라 로봇트레인은 좋은 빵을 만드는 뚜레쥬르와도 협업해 로봇트레인 캐릭터 케이크를 출시하고 각종 시식회 및 포토타임 이벤트를 성황리에 진행하기도 했다. 뚜레쥬르의 로봇트레인 케이크는 인기에 힘입어 8월 9일 기존 제품에서 사이즈를 업그레이드 한 ‘렛츠고! 로봇트레인과 친구들’을 출시했다.

글로벌 캐릭터, 스테디 셀러: 드림웍스와 디즈니

‘쿵푸팬더’의 포, ‘드래곤 길들이기’의 투슬리스, ‘슈렉’의 슈렉, ‘마다가스카’의 알렉스 등 글로벌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드림웍스의 캐릭터 사총사는 어린이들뿐만 아니라 20-30대 사이에서도 널리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 아이콘이다. 드림웍스 사총사들의 인기는 단독 한국 라이센싱 파트너인 CJ E&M의 독특한 사업 기획력과 광범위한 제휴 네트워크에서 파생됐다.


CJ E&M은 계열사인 CJ 오쇼핑 셀렙샵을 통해 드림웍스 의류를 출시했으며 지난해 헬스&뷰티숍 CJ올리브영과 함께 '드림웍스 메이크업 컬렉션'을 출시했다. 그 중 '아임 더 리얼 슈렉팩(I'm the Real SHREK Pack)'과 '아임 더 리얼 슈렉 하이드로겔 마스크(I'm the Real SHREK Hydrogel Mask)'는 귀여운 디자인과 우수한 제품력으로 출시 한 달 만에 완판을 기록,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CJ E&M은 가정의 달 치킨 프랜차이즈 BBQ와 한정 시즌 프로모션, 콘래드 서울과 ‘드림웍스와 함께하는 콘래드 주니어 카니발’도 진행, 다양한 콜라보레이션 시도로 국내 드림웍스 캐릭터들의 인기를 굳히는 데 큰 몫을 했다.

콜라보레이션을 앞세운 캐릭터를 논할 때 디즈니를 빼놓을 수 없다. 디즈니의 전체 매출만 보더라도 2014년 기준 488억 달러(한화 약 53조 1,000억 달러)정도로 그중 8%를 차지하는 캐릭터 사업의 이익률은 34%로 매출 31%를 맡은 테마파크의 이익률(18%)을 크게 앞선다.

그렇기에 디즈니는 일찍부터 캐릭터 사업에 주목하고 다양한 이종업계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진행, 캐릭터에 영속성을 더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 사업의 외연을 꾸준히 확장해오고 있다. LG전자와 제휴해 월트디즈니 스마트폰을 출시했으며, 휠라(Fila), 호킨스(Hawkins)와 같은 유통 기업들과 협업 제품들을 선보여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맥(MAC)과 신데렐라를 모티브로 출시한 라벤더 블루 패키지는 불티나게 팔려 3일 만에 전체 한달 물량의 50%가 판매됐고, 3주 이내에 전 제품이 완판되는 등 신화를 새로 썼다.

비애니메이션 캐릭터, 전례 없는 열풍: 카카오 프렌즈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들은 두말할 것 없이 우리 시대 ‘It’ 아이콘이라 할 수 있다. 메신저에서 탄생한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카카오 프렌즈의 인기는 독보적이다. 이 또한,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활용한 광범위한 콜라보레이션들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 올 5월 다음카카오는 캐릭터 사업을 전담하는 '카카오 프렌즈'를 독립 법인으로 분사, 본격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후 우리 은행, 하나 은행 등 국내 16개 은행과 제휴해 캐릭터 디자인 통장을 제공하고 독특한 금융상품들을 선보였으며, 삼립식품과의 전략적 협업에 따라 스티커를 포함한 빵 제품을 출시, 여성 직장인들 사이에서 ‘카카오 콜렉터’ 열풍을 일으키며 큰 인기를 끌었다. 이외에도 골프용품 브랜드 볼빅(Volvic)과 함께 카카오 캐릭터들이 그려진 골프공을 출시하고, 뷰티 브랜드 VDL과 ‘VDL 카카오 프렌즈 컬렉션 10종’을 한정판으로 선보이는 등 꾸준히 화제를 모으고 있다.

CJ E&M 애니메이션 사업부 한지수 본부장은 ‘기업들의 마케팅 전쟁이 점차 치열해지면서 캐릭터를 활용한 다채로운 프로모션들이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CJ E&M 또한 향후 지속적으로 미래 유망 콘텐츠인 캐릭터와 이종 산업과의 제휴를 통해 이색적인 시너지를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