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정상, 9월 베이징에서 만날까? 연내 한일정상회담 가능성 주목

2015-08-16 15:26
박근혜 대통령, 광복70주년 경축사 통해 "아베 담화 아쉽지만…행동으로 보여달라" 일본 비판 자제
일본 언론들 "한국 정부, 한일관계 개선 모색…연내 한일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사진=청와대]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5일 광복70주년 경축사를 통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전후 70년 담화(아베담화)에 대해 “아쉽지만 행동으로 보여주길 기대한다”는 평가를 내리면서 향후 한일관계 향배가 주목된다.

우리 정부는 아베 담화가 미흡하긴 하지만 침략과 식민지배, 사죄와 반성이라는 4개 키워드와 "역내 대각의 입장은 앞으로도 흔들림이 없을 것"이라는 표현이 담겼고, 아베 총리가 그동안 언급해왔던 '전체적으로 계승'이라는 문구가 빠진 점 등에서 위안을 삼고 있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1965년 국교 정상화 이래 고노담화, 무라야마 담화 등 역대 일본 내각이 밝혀온 역사 인식은 한-일 관계를 지탱해 온 근간이었다. 그러한 점에서 아베 담화는 우리로서는 아쉬운 부분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라면서도 “(지난 전쟁에 대한) 역대 내각의 입장이 앞으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국제사회에 분명하게 밝힌 점을 주목한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 언론들은 박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 내용을 근거로 한국 정부가 아베 담화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며 한-일 관계의 개선을 모색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더 나아가 연내 한일정상회담 개최 가능성도 언급했다.

당장 다음달 초로 다가온 중국의 항일 승전 70주년 기념식에 박 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는데다 다음달 6일 아베 총리의 방중이 유력하다는 일본 언론 보도도 나오고 있어 베이징에서 한중일 정상이 전격적으로 조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계기로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가 개최될 가능성도 있다는 외교가 분석도 나온다.

지난 3월 한중일 외교장관회담에서 한중일 정상회의를 조기에 개최하기로 합의했으나 그동안 중국 측의 유보적 입장 등으로 지연돼 왔다.

아베 총리의 9월 베이징행이 불발되더라도 박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단독 회동에서 3국 정상회의가 거론될 가능성은 다분하다.

외교가에서는 연내 한중일 정상회의가 연내 한일 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오는 10월 16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박 대통령이 한미일 공조 차원에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미국의 입장을 감안하고, 중일관계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동북아정세 속에서 외교 고립을 피하기 위한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에 적극적이라는 점에서 한일관계 정상화는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만, 중국이 아베 담화에 대해 '교활한 물타기 사과'라는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 중일관계가 당분간 냉각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우리 정부 역시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등 한일 과거사 현안에 대한 액션플랜을 지속적으로 일본에 요구할 것으로 보여 한일관계가 급진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