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 사면 축소설에 재계 '노심초사'
2015-08-12 15:59
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 광복 70주년 특별사면 대상자에서 당초 예상보다 경제인 사면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와 해당 기업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최태원 SK 회장은 사면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함께 거론됐던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 최재원 SK 부회장 등은 제외됐다는 얘기가 법조계에서 흘러나왔다.
해당 기업들에선 “아직 결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에 관해 어떤 말도 하기 어렵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재계에선 경제인 사면이 축소되는 데 대해 경제 살리기 사면 취지가 퇴색됐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재계 관계자는 “대통령이 원칙을 깬다는 부담을 무릅쓰고 경제살리기를 위한 취지에서 특별사면을 하는 것인데 전해진대로 1~2명에 대한 사면만 이뤄진다면 경제살리기 실효성은 물론, 명분도 찾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최태원 회장의 경우도 형기는 면제해 주되 복권은 안된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횡령‧배임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은 일정기간 범죄 행위와 관련이 있는 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
따라서 최 회장은 그룹 계열사에 대한 등기이사 등을 맡지 못하게 된다. 이 경우 권한과 책임이 없는 오너가 경영에 관여하는 문제로 논쟁이 불거질 수도 있다.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복귀한 김승연 회장도 해외 출장 시에는 법무부의 허가가 필요한 것으로 전해진다. 역시 등기이사가 불가해 책임경영이 저해되는 문제가 제기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12일 사면심사위가 의결한 광복절 사면심사안에 대해 공식 보고를 받고 막판 고심에 들어갔다. 사면은 대통령 고유 권한으로 사면 대상이 바뀔 가능성도 있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발전과 국민통합 2가지 기준을 내걸고 광복절 사면 방침을 밝히면서 200만명 이상의 대규모 사면이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제기됐다. 특히 정치인은 원칙적으로 배제되지만 경제살리기 취지로 대기업 총수는 대거 포함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
하지만 이후 롯데그룹 사태로 재벌 개혁 이슈가 번지는 등 여론이 악화되면서 사면 규모에 대한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박근혜 대통령이 결정한 사면 명단은 13일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열리는 임시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 국무회의가 종료된 뒤 법무부 장관이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치권에선 경제인 사면이 축소될 가능성을 감지하고 있지만 청와대측에서는 박 대통령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 알 수 없어 예측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