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 무더위에 시작된 '한겨울 전쟁'

2015-08-12 00:01

[사진제공=밀레]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아웃도어 업체들은 '한겨울 전쟁'을 시작했다. 포근한 겨울 날씨로 두꺼운 패딩 판매가 부진하자 판매 시기를 점점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스포츠, 라푸마, 밀레, 엠리밋 등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다운재킷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빈폴아웃도어, 센터폴도 이달부터 선판매에 나선다.

업체들은 다양한 얼리버드 할인 이벤트로 아웃도어 시장의 최대 성수기인 가을·겨울 시즌에 앞서 미리 고객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과거에는 재고 소진을 위해 역시즌 할인 판매를 했다면, 최근에는 7~8월부터 신제품을 출시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가장 먼저 '다운재킷 전쟁'을 알린 곳은 밀레다. 밀레는 지난달 슈퍼 라이트 다운을 출시하며 할인 행사를 함께 진행했다. 8월 한 달 간 전국 밀레 매장에서 50%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해 9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그동안 다양한 얼리버드 행사는 진행됐다. 하지만 7월부터 다운재킷을 판매한 데 이어 50% 할인은 이례적이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사진제공=코오롱스포츠]


코오롱스포츠는 10일 프리미엄 고어다운 슈퍼에디션을 출시했다. 오는 9월까지 프리 시즌 프로모션을 진행, 최대 20만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다른 업체들도 다운재킷을 잇따라 출시하며 15~40%에 이르는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업체 측은 "패딩을 착용해야 하는 시기에는 이미 관련 상품이 완판된 경우가 많아 선판매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며 "합리적인 가격으로 겨울을 준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큰 폭의 할인 행사가 오히려 아웃도어 시장의 선순환을 막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애초 선판매 계획이 없던 기업까지 제품 출시를 고려하고 있어 전체적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겨울이 오기 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출혈 경쟁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며 "반값 할인은 아웃도어의 '제값 받기 정책' 자체를 흔들기 때문에 이후에 출시되는 제품을 정가에 살 소비자가 얼마나 있겠느냐"고 걱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