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하는 LH 부채시계… 19개월간 12조원 감축

2015-08-06 15:05
2013년 말 105조7000억원→7월 말 93조6000억원
올해 5조원 현금흐름 개선 효과 기대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도 금융부채 감축 및 방만경영 해소에 거침이 없다. LH 부채시계는 토지·주택 총력 판매체제 구축 등을 통한 재무·사업 시스템의 선순환으로 점차 수치를 줄여가고 있다.

6일 LH 등에 따르면 2013년 말 105조7000억원 규모였던 LH 금융부채는 올해 7월 말 현재 93조6000억원으로 떨어졌다. 지난 1년 7개월 동안 12조원의 빚을 탕감한 것이다.

LH의 금융부채 감축액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20조6000억원의 절반을 넘는 금액이다. 이자 비용만 약 4000억원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과는 공신력 있는 해외 신용평가 기관의 신뢰도 이끌어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무디스·S&P·피치) 모두 LH 신용등급을 대한민국 정부와 같은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지난 4월 13일 공기업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한 단계 올렸다. 국내에서 LH의 전략적 중요성과 유사시 LH에 대한 정부의 높은 지원 가능성에 변동이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S&P 관계자는 "그동안 급증하던 부채 증가 속도를 볼 때 LH의 성과는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LH가 부채 감축모드를 지속한 데에는 이재영 사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사옥에 '부채 시계'(하루 단위로 LH 부채 현황을 공개하는 시스템)를 설치하는 등 치부를 드러내며 금융부채 감축에 총력을 다했다.

또 수입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범위 내에서 지출하는 '선순환 재무·사업 시스템'도 구축했다.

우선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한 총력 판매체제를 마련했다, 본사 9개 판매·사업 주관부서장 및 22개 지역·사업본부장 등 31개 처·실장 및 본부장과 판매경영계약을 체결하는 등 강력한 판매목표관리제 시행을 체계화했다.

LH는 이를 통해 지난해 최대 토지·주택 판매실적(27조2000억원)을 거뒀고 올해는 7월 말까지 연간 목표의 84%에 해당하는 15조8000억원(잠정) 실적을 기록했다. 통합 후 최대 실적을 보인 전년 동월 누계보다 3조2000억원 많은 수치다.

합리적 지출을 위한 사업 다각화 방식에는 공공임대리츠, 대행개발 등을 활용해 사업비를 연간 20% 정도 줄이고, 민간영역에 새로운 사업모델을 제시해 개발수익을 공유하는 상생 방안이 제시됐다. 방만경영 요인을 해소하기 위해 1인당 복리후생비를 266만원씩 깎는 자구 노력도 이뤄졌다.

LH 관계자는 "자발적 혁신을 통해 지난해 약 4조원의 현금흐름 개선 효과를 거둔 데 이어 올해는 5조원을 목표로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