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대결’ 기아차 올 뉴 K5 vs 현대차 쏘나타 7월 실적 발표…시너지 될까?
2015-08-04 15:47
지난달 쏘나타 8380대, K5 6447대 판매
아주경제 윤정훈 기자 = 기아차와 현대차는 지난달 나란히 올 뉴 K5와 엔진 라인업을 다양화한 신형 쏘나타를 출시하며 침체된 국산 중형차 시장에 승부수를 던졌다. 이에 K5와 쏘나타의 형제 대결이 중형차 시장의 점유율을 다시 회복하는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3일 발표한 각 사의 7월 판매량을 보면 쏘나타는 전년 동월 대비 16.5% 하락한 8380대, K5는 전년 동월 대비 62.4% 증가한 6557대를 나타냈다. 이 중 2016 쏘나타는 4751대, 신형 K5는 4185대(MX 68%, SX 32%)로 5년 만에 풀 체인지 모델을 발표한 K5의 신차효과가 두드러졌다.
지난 2010년 5월 K5가 처음 등장해 돌풍을 일으켰던 사례를 봤을 때 K5의 신차 효과는 올 하반기 중형차 시장의 가장 큰 빅뱅이 될 전망이다. 당시 YF 쏘나타에 맞서 출시됐던 K5는 2010년 6월부터 8월까지 쏘나타를 앞질러 월간 최다 판매 모델로 선정되는 등 중형차 시장을 선도한 바 있다.
당시에는 쏘나타와 K5의 경쟁 구도는 중형차 시장 전체 파이를 키우는 효과를 냈는데 이번에도 비슷한 효과를 낼 거라고는 단정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좁아진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올 뉴 K5의 출시는 쏘나타의 점유율을 갉아먹는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 효과를 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 기준으로 현대·기아차,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까지 5개 국내 완성차 회사는 국내시장에서 총 59만4738대의 차를 판매했는데 이 중 40.6%인 24만1536대가 SUV와 CDV(밴)을 포함한 레저용(RV)차였고, 중형 승용차는 총 9만3478대가 판매되며 15.7%의 부진한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에 올 뉴 K5를 중심으로 기아차는 중형차 시장의 부흥을 다시 일으키겠다는 심산이다. 더불어 현대·기아차는 쏘나타와 K5 디젤을 중심으로 디젤 중형차 시장에서 수입차와 경쟁한다는 전략이다.
현대·기아차의 쏘나타와 K5는 파워트레인과 미션을 공유하는 형제 모델이다. 둘은 동일한 플랫폼을 사용하기 때문에 판매가 늘어날수록 비용이 줄어들고 이익이 커지는 규모의 경제 효과를 누리게 된다. 특히 해외 생산의 경우 동일한 공장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많이 팔릴수록 비용을 아껴 회사 입장에서 유리하다.
이에 양 사는 경쟁체제지만 크게 봤을 때 중형차 시장 점유율 확대라는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다. 이에 쏘나타와 K5의 합계 판매량이 키포인트가 될 수 있다. 즉 올 뉴 K5의 판매량이 늘어나는 부분이 쏘나타의 판매 감소 부분보다 크다면 시너지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지난달만 놓고 보면 쏘나타와 K5 판매의 합은 1만4827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3377대에 비해 11% 상승했다. 여름철 RV차의 수요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신형 K5와 쏘나타는 긍정적인 하반기 출발을 올렸다고 할 수 있다. 올 뉴 K5의 신차효과가 하반기에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국내 시장의 중형차 점유율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은 “올 뉴 K5의 출시가 쏘나타와 중형차 시장을 놓고 경쟁이 돼 카니발라이제이션 효과를 낼 수 있지만 현대와 기아의 딜러망이 다르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가 좀 더 클 것”이라면서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