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냉방온도는 '남성 맞춤'?
2015-08-04 17:35
여성들은 남성보다 더 쉽게 추위느껴
아주경제 윤은숙 기자 = 여름 직장 여성들의 필수품은 '사무실 담요'? 미국의 몰리 마하나라는 여성은 얼마전 자신의 트위터에 사무실에서 미국 드라마에 등장하는 얼음 인간의 사진을 올리면서 '사무실에서 이렇게 변해가고 있다'는 내용의 유머러스한 내용의 트윗을 올렸다. 에어컨 냉방으로 실내 온도가 너무 낮아 힘들다는 하소연이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여름에 사무실에서 가디건이나 담요를 걸치고 있는 모습은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여성들은 왜 이렇게 '에어컨 추위'를 타는 것일까?
3일 (현지시간) 뉴욕타임스는 최근 미국의 과학 저널인 네이처 클라이메이트 체인지를 인용해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실험결과를 보도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 대학 메디컬센터의 연구팀은 여성들이 유독 '에어컨 추위'를 타는 이유는 건물들의 표준 냉방온도가 남성들의 생체조건에 맞게 설정이 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연구진은 이러한 남성용 표준 냉방 온도에서 여성은 쾌적함보다는 오히려 추위를 느끼게 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일반적으로 사람의 신진대사율은 대략 키, 무게, 나이, 체력 그리고 육체적 활동 정도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여성의 경우에는 남성보다 근육이 적고 몸의 지방이 많은 편이라, 몸에서 발생시키는 열의 양도 적다. 때문에 쾌적함을 느끼는 온도 역시 남성과 다르다. 연구진들은 여성들은 섭씨 23~24도 정도에서 쾌적함을 느끼는 반면, 남성들은 섭씨 21~22도 사이에서 쾌적감을 느꼈다.
뉴욕타임스는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예전에는 많은 일터에서 직장인들의 대부분은 남성이었지만, 최근 사무실에서 여성들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실내 적정 냉방온도에 설정에도 바뀐 성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 역시 "이러한 남여 신체대사율 차이에 대한 연구는 에너지를 더 적게 소비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이는 곧 이산화탄소 배출 감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