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당 후보 첫 TV토론 앞두고 장외 '눈치싸움'...트럼프 '난타전' 예고
2015-08-03 10:54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들의 첫 번째 TV토론회를 며칠 앞두고 후보들의 치열한 장외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단 10명에게만 주어지는 토론회 참석 티켓을 확보하지 못한 후보들 사이에서 펼쳐지는 토론회 폄하 논쟁과 공화당 최대 잠룡 도널드 트럼프 후보 난타전이 그것이다.
오는 6일(이하 현지시간) 폭스뉴스에서 생중계되는 첫 번째 공화당 대선후보 TV토론에 앞서 벌써부터 후보들 간의 치열한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일 보도했다.
현재까지 2016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공화당 후보는 총 17명다. 하지만, 토론회에 참석할 수 있는 자격은 이틀 전인 4일을 기준으로 전국 단위 여론조사에서 10위 안에 든 후보들에게만 주어진다. 이에 이번 토론회가 사실상의 첫 '컷오프'(예비경선)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본격 토론회에 앞서 일부 공화당 후보들은 자신들이 토론회에 참석하지 못할 것을 우려한 듯 TV토론회 자체의 의미에 관한 논쟁을 벌였다.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은 2일 ABC 뉴스에 출연해 "경쟁 후보의 절반 가까이가 출연하지 못하는 TV토론회의 규칙이 매우 제멋대로"라면서 "국민투표는 아무 소용이 없다. 언론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가 불합리한 방안을 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일부 후보들은 트럼프에 대한 공세에도 나섰다. 트럼프는 연이은 막말 파문에도 공화당 내 지지율 선두를 달리며 '트럼프 대세론'을 일으키고 있다. 트럼프는 최근 미국 NBC방송과 WSJ이 공화당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가장 높은 1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페리 전 주지사는 미국의 전쟁 영웅 존 맥케인 상원의원과 관련한 트럼프의 발언을 상기키시며 "분명히 강력하게 반박하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그는 트럼프가 그간 쏟아낸 막말들을 겨냥해 "보수주의의 암", "악선전과 비열", "유독성 물질"같은 말로 비난해왔다.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는 폭스뉴스에 출연해 진행자로부터 트럼프에 대한 질문을 받자 "사람들에게 내 메시지를 전하는데도 벅차다"며 "내가 왜 다른 사람들(트럼프를 비롯한 경쟁 대선주자들)에 대해 얘기해야 하냐"고 되묻기도 했다.
트럼프는 공화당 경쟁 주자들이 자신을 공격하는 것과 관련해 2일 ABC에 "내가 공격을 시작하지 않았고 나는 반격하는 것일 뿐이지만, 그들(경쟁 공화당 후보들)이 꽤 사악하게 나를 공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라인스 프리버스 공화당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을 통해 "공화당 주자들이 서로에 대한 인신공격을 멈춰야 한다"며 "그런 행동은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이기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