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성장 둔화에 글로벌 기업 실적 '경고음'
2015-07-31 14:59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의 성장 둔화에 따라 글로벌 기업의 실적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프랑스의 PSA 푸조 시트로엥과 르노, 독일 아우디, 미국 포드 등 자동차업체를 비롯해 미국 건설장비업체 캐터필러와 독일 전자기업 지멘스 등 산업재 기업들이 중국발 쇼크에 실적 전망을 일제히 하향조정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들어 더욱 분명해진 중국의 경기침체 흐름과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른 증시 폭락사태 등이 오랜 기간 중국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온 이들 기업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중국의 성장둔화에 따른 실적 악화는 자동차업체만의 고민이 아니다. 세계 최대 건설장비업체 캐터필러는 지난 2분기 순이익과 매출이 전년대비 각각 29%와 13%씩 감소했다. 캐터필러 측은 이같은 감소세의 주요인 중 하나로 중국 건설산업의 위축을 들었다.
세계 주요 전기장비업체 중 하나인 슈나이더 일렉트로닉은 지난 상반기 수익이 12% 감소했으며, 중국의 건설 및 산업 시장 약세를 이유로 올해 실적 전망치를 낮췄다. 장 파스칼 트리쿠아 슈나이더 일렉트릭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경기 약세가 이어지고, 회복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날 지멘스 또한 지난 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중국 매출이 8% 감소하고 중국발 신규 주문액도 2%나 줄었다고 밝혔다.
소비재 기업들도 중국에 따른 타격을 받고 있다. 세계최대 맥주회사 앤호이저-부시 인베브 또한 "기상 악화와 경제적 '역풍'으로 지난 분기 중국 매출이 6.5% 줄었다"고 밝혔다.
데이비드 핀치 엑산BNP파리바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이 중국의 성장둔화를 단순한 주기적 침체로 보기보다 구조적인 조정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면서 "중국 정부가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연내 추가 금리인하와 유동성 공급 등의 추가 경기부양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