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일본 롯데 지분 구조…신동주 vs 신동빈 "우호지분 우리가 더 많다" 주장
2015-07-31 00:00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신동빈 한국롯데 회장 형제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重光初子.88) 씨가 한국에 왔다. 이번 사태와 관련해 가족 회의를 통해 모종의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신동주, 신동빈 형제 간의 경영권 분쟁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구룹의 실제 지분 구조는 여전히 배일에 쌓인 상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나 신동빈 회장 등 어느 한 쪽도 완벽한 승리를 장담하지 못하고 우호지분으로 경쟁을 펼칠 태세다. 표 대결로 간다면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광윤사의 지분율은 광윤사가 롯데홀딩스 주식(434만주) 가운데 12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일본 신용평가사 자료도 근거가 됐다.
일단 신동빈 회장이 자신의 지분 20% 외에도 우리사주 지분 12%, 광윤사 지분 27.65%를 대표하는 이사들을 우호 세력으로 확보했고, 신 전 부회장과 신 총괄회장 및 기타 주주의 지분을 모두 합쳐도 절반에 못 미친다는 게 롯데그룹의 설명이었다.
30일 신동주 회장이 일본의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 신문과 인터뷰 중 밝힌 롯데홀딩스 지분율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인 자산관리 회사가 33%를 지닌다. 나는 2% 미만이지만 32% 넘는 종업원 지주회를 합하면 3분의 2"라고 주장했다.
해당 설명대로라면 신 총괄회장의 결정에 따라 판세가 뒤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30일 보도자료를 내고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가 신 회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한 것과 28일, 전날 있었던 신 총괄회장의 구두 해임 시도를 무력화 시킨 것은 우호 지분이 우세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롯데그룹 관계자 역시 "롯데홀딩스에 지분 내역 공개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우리도 정확한 지분 구조를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의 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의사결정 과정은 신 회장에 대한 우호지분이 50%가 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면서도 단지 추정치임을 전재로 설명했다.
이처럼 롯데홀딩스의 우호지분 확보 여부를 두고 양측 주장이 서로 엇갈리는 데다 롯데그룹의 설명도 미묘하게 계속 변화하면서 상황이 진실게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금껏 알려진 바와 달리 신 회장이 확실한 승기를 잡은 것이 아니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롯데홀딩스뿐 아니라 광윤사와 L투자회사 같은 한일 롯데그룹의 핵심 지주사에 신 총괄회장의 숨겨진 우호지분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도 제기된다.
이와 함께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주주인 광윤사(光潤社)의 주주총회 개최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법인은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는 롯데호텔의 지분 19%를 가진 일본 롯데홀딩스의 실질적인 지주사이기 때문이다.
광윤사 지분만 보면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이 각각 29%씩 보유하고 있고 신 총괄회장 지분은 3% 정도다. 하지만 12% 지분율을 가진 '우리 사주'가 신 회장 편인 것으로 알려져 신 회장이 유리한 국면이다.
이로 인해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영자 롯데삼동복지재단 이사장 등이 보유 지분을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몰아주면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2002년 신격호 총괄회장이 50%를 보유하고 있다가 두 아들에게 상속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나머지 지분의 상당 규모가 부인 하쓰코씨 소유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재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을 보면 신 회장만 일본에 남아있고 다른 친족들은 대부분 한국에 집결한 상황"이라며 "'신동빈 대(對) 다른 오너일가'의 구도가 점차 확실해지는 것으로 보아 상황이 예상보다 복잡하게 돌아가는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