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화웨이·애플 뜨고 샤오미·삼성 진다

2015-07-26 16:19
화웨이 올해 상반기 휴대폰 매출 87%↑…삼성은 점유율 3.1%포인트↓

화웨이가 지난 5월 출시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화웨이 P8’ [사진=화웨이 제공]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지난 2분기 애플과 화웨이의 실적은 오르고, 삼성전자와 샤오미의 실적은 떨어졌다. LG전자는 레노버에게 세계 5위 자리를 내주며 순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시장조사업체인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출하대수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7320만대(21.7%)로 1위에 올랐으며, 애플이 4750만대(14.1%), 화웨이가 2990만대(8.9%), 샤오미가 1790만대(5.3%), 레노버가 1620만대(4.8%)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는 1위에 올랐지만, 상위 5개 업체 중 유일하게 출하대수가 2.3% 감소했으며 시장점유율 역시 3.1%포인트 떨어졌다. IDC 측은 “삼성전자는 구형 갤럭시 제품들이 분기 내내 가격 대폭할인 등을 통해 잘 팔렸으나 신제품 갤럭시S6엣지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2위인 애플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출하 대수가 34.9% 오르고 시장점유율은 2.4% 포인트 상승했다. 애플이 중국에서의 판매 호조에 힘입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상승세를 굳히고 있다고 IDC는 설명했다.

무엇보다 화웨이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샤오미와 함께 중국 휴대폰 제조업체의 양강으로 꼽히는 화웨이는 재무실적 발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매출로 90억9000만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비 69% 성장한 수치다.

특히 상반기 휴대폰 매출에서 지난해 대비 87% 증가한 72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4820대의 휴대폰을 팔았다.

반면 샤오미의 올해 상반기 휴대폰 판매량은 3470만대에 그쳤다. 지난해 대비 33% 증가한 수치지만 매년 세 자릿수를 기록하던 성장률이 처음으로 두 자릿수에 머물렀다.

샤오미는 당초 스마트폰 1억대를 연간 목표 판매량으로 공언했지만, 예상보다 상반기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드러나자 목표치를 8000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이대로라면 8000만대 돌파도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같은 약진은 화웨이의 압도적인 연구개발(R&D) 비중에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실제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화웨이의 R&D 인력은 전체 직원 17만명 중 45%인 7만6500명에 달한다.

김록호 하나대신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통 10~20%를 상회하는 업계 R&D인력에 비해 절반가량에 달하는 화웨이의 R&D인력 수치는 매우 높은 편”이라며 “R&D 비중이 높을수록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업체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도 “샤오미보다는 화웨이가 삼성에 훨씬 위협적”이라며 “샤오미는 1억대 판매량을 넘기기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화웨이는 R&D에 많이 투자해 향후 성장가능성이 큰 기업”이라고 말했다.

화웨이의 다양한 제품 모델도 주요 성장 요인으로 지목됐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화웨이는 프리미엄급부터 저렴한 제품까지 다양한 스마트폰 포트폴리오가 잘 갖춰져 있는 반면, 샤오미는 한 두개 모델에 의존하고 있다”며 “샤오미가 제품 라인업을 넓히지 않는 이상 향후 지속적인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화웨이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 4820만대 가운데 해외 판매량 비중은 약 40%(약 2000만대)에 달한다. 유럽, 중동 지역 매출이 지난해 대비 40% 이상 늘었으며, 북아프리카 지역 매출은 160%가량 급증했다. 이는 판매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이뤄지는 샤오미와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