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조선사 대규모 적자 중소형사들도 불똥튈까 전전긍긍
2015-07-23 17:04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연간 실적으로 본다면 개선세는 조금씩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업황이 현재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국내 대형 조선사들의 2분기 실적 악화전망에 조선업계에 대한 불신이 갈수록 확대중이다. 특히 고사위기에 처한 중소조선사들도 최근 상황이 가시방석이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빅3 조선사들의 영업손실이 최대 4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최대 2~3조원 나머지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이 각각 5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의 손실이 예상되고 있어서다.
한 대형 조선사 관계자는 “현재 실사가 진행중인 만큼 2분기 실적결과가 나와봐야 알 것”이라며 “시장에서 제기중인 적자규모에서 크게 빗겨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중소형 조선업계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덩달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조선사들의 실적이 이지경인데 중소형사들은 오죽하겠느냐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너무 지나친 우려도 삼가야 한다는 지적이다. 중소형 조선사들의 경우 올해 소폭의 개선세가 전망되고 있다는 것이다.
빅3 조선소들의 실적 악화 요인은 그간 수주해온 해양설비에서의 추가비용이 문제였다. 이는 2010년 초반 이후 상선 발주물량이 급감하자 대형조선사들은 궁여지책으로 해양설비를 무리하게 수주했고, 결국 급하게 먹은 음식이 체한 꼴이됐다. 하지만 당시 중소형사들은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었고, 원가에 못 미치는 부실수주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 주장의 골자다. 오히려 2013년 선박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낼 당시 본격적으로 수주가 이뤄져 온 만큼 가격이 오른 선박이 인도되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개선세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중소조선사 관계자는 “당시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타이트한 원가계산이 이뤄져 왔다. 대형 3사의 실적악화 원인인 해양설비 수주가 없는 만큼 충격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형조선사들의 실적악화는 조선업 전반을 뒤흔들고 있고, 업황 자체도 개선세가 뚜렷하지 않다는 점은 여전히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이는 상선시장 개선세가 크게 회복되지 않고 있어서다. 그간 과잉발주된 선박들이 인도가 이뤄지고 있어 추가 발주 러시가 이뤄지기까지 적어도 내년은 넘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대형조선사들이 수익성 회복을 위해 중소형사들의 영역까지 넘어올 수 있다는 점도 우려된다. 일례로 한 대형조선소는 일감확보를 위해 기존에 건조하지 않았던 바지선 등 소형선박을 수주한 것이 전해지면서 일부 중소업체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하루가 멀다하고 안좋은 뉴스들이 쏟어져 나오고 있어 조선업 전반적으로 위축이 된 상황이다. 어떤 대안을 내놓고 싶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답답한 심정”이라며 “오직 업황 개선만 바라봐야 하는데 그것마저 쉽지 않아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