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배한철 문화재 기자의 '한국사 스크랩'

2015-07-23 17:12
배한철 지음 ㅣ 서해문집 펴냄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왜 바다 속에는 청자만 있고 백자 등 다른 시대 도자기, 다른 종류의 유물은 나오지 않을까"

 이 의문이 이 책을 만들었다.  3년전, 저자가 신문사에서 문화재를 담당하고 처음으로 접한 진도 앞바다에서였다. 당시 2012년 11월 전남 진도 오류리 앞바다에서는 조선 수군이 명량대첩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과 최상급 고려청자가 발굴됐다.

  청자에 의문을 품었던 그는 취재를 통해 고려시대에는 주로 해로를 이용했던 조운(漕運) 시스템이 조선시대에는 왜구의 잦은 출현으로 육로로 변한 것이 주된 요인이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울러 고급 도자기 생산지가 남해안 일대에서 경기도로 옮겨진 것도 원인이 됐다고 분석한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나온 미라의 주인공이 전부 조선시대 사대부인 이유도 밝힌다.

 책은 시간과 세월에 묻힌 보물을 건져 올리듯 우리 문화재의 역사와 현재를 생생하게 전해준다.

 역사와 문화재를 접하면서 궁금해할 만한 사항 40여개를 스크랩하듯 짤막짤막하게 소개한다. 먼저 고려 이전, 즉 고조선부터 고려 탄생 이전까지 시기를 다루고, 이어지는 '스크랩 2'에서는 고려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시기를 다룬다. 

 저자의 이력도 흥미롭다. 고등학교 시절 '한국사 교수'가 꿈이었다. 하지만 경제학을 전공한 후 경영학 박사까지 취득했다. 1995년부터 기자가 된후 주로 정책기사를 써오다 2012년부터 문화재 담당을 맡았다. 저자는 "현재 문화재 기자로서 못다 이룬 역사학도의 꿈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고 했다.

이 책은 기자지만 역사학도처럼 공부하며 현장을 뛴 '우리역사의 현장 기록'이다.  "미로 속에 갇혀 해답을 찾지 못한 채 포기한 주제도 많았다. 그러나 늘 새로운 관점에서 역사를 해석하려고 했으며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시각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는 저자는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한국사나 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인식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밝혔다.   320쪽. 1만29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