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학과구조개편 돌풍 예고

2015-07-23 08:25

[교육부]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정부가 학과구조개편을 위한 프라임 사업과 코어 사업을 추진할 예정으로 대학 내 갈등이 커질 전망이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달까지 하기로 했던 프라임 사업 계획 발표를 예산안 윤곽이 나온 시점에 진행하기로 결정하고 내달로 연기했다.

프라임 사업은 산업수요와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한 학과구조조정을 유도하는 사업으로 학생 진로가 불투명한 분야의 정원을 수요가 많은 학과로 이동하는 학사구조, 제도개편을 지원한다.

예산안 확정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대형 규모의 대학에는 평균 200억원으로 최고 300억원까지, 중소규모 대학에는 50억원을 지원할 예정으로 30~40개 대학을 선정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내년 인문 분야 학과구조조정을 지원하는 코어 사업도 시행할 예정으로 1000억원을 예산당국에 요구해 놓고 규모가 확정될 경우 30~40개 대학에 평균 30억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두 사업을 합쳐 60~80곳이 선정될 예정인 가운데 대학들은 내년 처음 시행 예정인 프라임과 코어 두 재정지원사업을 유치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내달 사업 계획이 발표된 후 대학들이 사업 제안서 계획서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공계와 인문 분야 전반에서 학과 구조조정에 대한 갈등이 불거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산업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학생들의 취업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으로 학사구조개편을 추진하는 프라임 사업과 인문학 분야의 융복합 학문 연구와 학과 틀을 벗어난 자유로운 강의와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한 코어 사업의 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학문 분야간 통폐합 논의에 따른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어 사업의 경우에는 교육부가 학과 칸막이 구조에서 벗어나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수강하고 교수는 강의가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 연구가 본연의 업무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을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밝히고 있어 과 전담 교수가 줄어들고 연구교수와 교양 과목 교수로 전환되는 교원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인문학 교수들의 반발이 일 가능성이 크다.

연구 전담 교수나 교양 담당 교수로 전환하는 경우 전임교수 신분을 잃게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과 소속에서 벗어나게 돼 위상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공계를 아우르면서 보다 규모가 큰 프라임 사업 계획 마련 과정에서도 학사구조조정 과정에서 학과통폐합 등을 추진하면서 파장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들은 일단 프라임 사업이나 코어 사업에 모두 지원할지 여부 등을 결정해야 하는 가운데 규모가 있는 학교들은 지원액이 많은 프라임 사업에 주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원칙적으로는 산업계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학사구조 개편이라면 프라임 사업에 지원하고 인문학과의 틀을 깨 융합 연구를 장려하기 위한 목적이라면 코어 사업에 지원하면 된다.

두 사업에 모두 지원해도 되지만 동시에 유치하는 것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형평성 차원에서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같은 내용으로 두 사업에 지원하는 경우 심사과정에서 크로스체크를 통해 중복 지원을 거를 예정이다.

예를 들어 동일한 국어국문학과의 경우라도 학술 진흥 측면에서 후진양성의 심화를 위한 계획으로 코어 사업에 지원하고, 취업 쪽에 중점을 두고 정원 조정에 나서는 계획으로 프라임 사업에도 각각의 다른 내용으로 지원이 가능하지만 사업 내용이 같을 경우에는 중복 지원에 해당될 수 있다는 것이 교육부의 설명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프라임 사업과 코어 사업이 단순히 분야로 나뉘는 것이 아니고 학생 취업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인문 분야 학술진흥을 위한 학사구조개편을 위한 것인지에 따라 나뉘는 것”이라며 “프라임 사업은 산업수요가 꼭 이공계에만 한정된다고 볼 수 없어 이공계 중심으로의 학사구조개편만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프라임 사업이 학과 전반에서 대규모로 진행하는 학사구조개편을 지원하고 코어 사업은 인문학 중심의 개편을 지원해 두 사업 유치를 위한 대학 내 통합 논의 과정에서 갈등이 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