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중국의 '24시간 서점'이 부럽다

2015-07-22 11:27

지난 20일 중국 베이징 자금성 디안먼에 또 하나의 24시간 서점 '중국서점'이 문을 열었다.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뜻하지 않게 '독서가 있는 여름 휴가'를 즐겼다. 여행을 떠난 중국 윈난성 샹그릴라에서 묵은 호텔엔 아담한 서재가 있었다. 책장에 꽂힌 책이 족히 천 권은 넘어 보였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밤마다 서재를 들락거렸다. 기자 말고도 그곳엔 휴가를 즐기며 책 읽는 중국인 책벌레들이 꽤나 있었다.

사실 중국인의 연간 독서량은 4.5권으로 우리나라 절반 수준이다. 오죽하면 중국 지도부가 2년 연속 정부공작 보고에 ‘전국민 독서’ 문구를 삽입했을까. 리커창 중국 총리가 지난 3월 양회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책 냄새 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외쳤을 정도다.

그런데도 중국 대륙 곳곳엔 24시간 여는 서점이 한밤중에도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수도 베이징만 해도 그렇다. 지난 1년여 사이 24시간 서점만 4곳이 새로 생겨났다. 지난 해 4월 전통있는 서점인 '싼롄(三聯)서점'이 24시간 서점 1호점을 낸 이후 벌써 3호점까지 연달아 냈다. 바로 엊그저께 자금성 디안먼(地安門)에 ‘중국서점’이라는 24시간 서점이 또 하나 문을 열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중국 베이징에 새로 문을 연 24시간 서점 '중국서점' 에 책을 보러 온 중국인들이 북적거린다. [사진=신화사]


대만 타이베이에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잠들지 않는 서점’이 있다. '청핀(誠品)서점'이다. 이곳에 가면 한밤중에도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바닥에 앉아 열심히 책을 보고 있는 모습을 쉽사리 접할 수 있다. 청핀서점 덕분에 대만의 밤 문화가 바뀌었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다.

그런데 정작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전 세계적으로 서울처럼 ‘불야성’을 이루는 도시도 드물다. 24시간 편의점, 음식점, 커피숍, 술집은 기본이고, 24시간 마트에 쇼핑몰까지, 최근엔 24시간 미용실, 당구장, 골프장, 학원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정작 24시간 서점은 안 보인다.

바야흐로 무더운 여름이 절정에 달했다. 사실 독서의 계절로 알려진 가을보다 여름에 사람들이 책을 더 많이 읽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에 24시간 서점 바닥에 앉아 책을 읽으며 더위를 식힐 그날을 기대해 본다.